선생님 저 살이 왜 이렇게찐 거죠?;ㅁ ;
끝도 없는 배고픔이 몰려왔다.
고봉밥으로 점심을 먹어도, 돌아서면 배가 고팠고, 퇴근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배고픔이 극에 달해 손이 달달 떨리는 느낌이 들었다. 배고픔에 져서 요가도 빼먹고 집으로 가서 저녁은 후식까지 단짠으로 밸런스를 맞춰 야무지게 챙겨 먹고는 부른 배를 안고 잠들기를 반복,,
이상한 식욕은 경구 피임약을 끊기 시작한 1월 말쯤부터 시작됐다.
생리 전주에 겪었던 폭발하는 식욕과 느낌이 비슷해서 처음엔 PMS인 줄 알았다.
1주, 2주 지속되는 증상이 이상하다고는 생각했다.
피곤해서 그럴까? 스트레스인가? 결혼하고 생활과 식단이 바뀌어서 그런가?
그리고 이상할 정도로 뱃살이 쪘다.
몸무게가 늘어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아무리 살이 쪄도 배가 이 정도로 부풀진 않았는데, 봉긋하게 부푼 배는 임신 초기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4월, 이 웹툰을 보고 산부인과에 방문해 초음파, 혈액검사를 진행했는데,,,
다낭성 난소 증후군 판정을 받았다.
무월경 3개월, 초음파 소견 모두 다낭성 난소증후군이었고, 다행히 혈액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난소에 있는 난포의 개수가 많으면 건강한 난소라고 하는데,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는 배란이 되지 않아 무월경, 생리 불순 등 배란 장애가 일어나는 것.
딱히,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스트레스, 환경 호르몬, 불규칙적인 식습관 등이라는 선생님의 설명.
3개월치 경구 피임약(야즈를 처방받았다)과 이노시톨(인슐린 기능 회복/혈중 중성지방 수치 감소/배란 촉진 등 다낭성 난소증후군에 효과가 있다고)을 받았다.
초음파/혈액 검사 등등 비용은 약 30만 원이었는데, 다행히도 실비 처리가 되었다 ; ㅁ ;
다낭성 난소증후군과 싸우는 사이에 (PT를 받고 있었음에도) 몸무게는 앞자리가 바뀌었다.
경구 피임약을 다시 복용하고, 이노시톨을 먹으면서 이상한 식욕은 사라졌다.
정말 하루 종일 뭐 먹을까, 배고프다만 생각하던 시절 너무 끔찍했어,,,,,,
선생님은 다낭성 난소증후군이라고 비만이 나타나는 건 10% 미만이고, 동양인에게서는 잘 나타나지 않으며, 이 정도의 체중 증가는 '비만'으로 볼 수 없다고 하셨다.
또, 이상한 식욕도 호르몬 때문은 아닐 거라고 하셨지만, 정말 PMS보다 강력했고 지금은 싹 떨어져 나간 이상한 식욕은 다낭성 난소증후군 때문이 아니면 설명이 어렵다.
또, 생리 직전 식욕이 증가하는 원인이 배란 후부터 생리 직전까지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이 증가하기 때문인데, 이 프로게스테론은 식욕을 높이는 작용을 한단다. 검사 결과 나는 이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이 계속 높아져있던 상태,,,
매일매일이 PMS 였다.
아무튼 그래서,, 갑자기 불어난 체중을 천천히 빼보려고 한다.
급진급빠는 아니고, 이참에 습관을 바꾸면서 체질 개선을 해 볼 계획!
그게 다낭성 난소증후군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오래 살고 싶은 욕심은 없지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
삐쩍 마르고 싶은 욕심은 없지만, 탄탄하고 튼튼한 몸을 가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