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은 어떻게 빼는 걸까?
20대 때는 저녁 몇 끼만 건너뛰어도 금세 몸이 가벼워지고, 몸무게도 줄었다.
키 170(정확하게 하면 169.8)에 몸무게는 50 초-중반대를 유지했었다.
스무 살 이후 가장 적게 나갔던 몸무게는 49.5kg였다.
시간이 흐르고, 살은 나이와 비례하며 슬금슬금 쪘고,
2017년에는 원형탈모가 올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을 먹는 것으로 풀다가 살이 찌는 줄도 모르고 쪄버렸다. 이때 찐 살을 2018년에 어렵게 빼고 잘 유지하다가, 다시 올 초 다낭성 난소 증후군 진단을 받았을 때 생애 처음으로 몸무게 앞자리가 바뀌어 있었다.
30대로 접어드니 이젠 예전처럼 끼니 몇 번을 건너뛴다고 살이 빠지지도 않을뿐더러 식사 때가 조금만 지나도 배가 고파 손이 덜덜 떨리니 끼니를 거르는 일 자체가 불가능이었다. 불어난 살을 어떻게 빼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했다.
살은 빼고 싶지만 피자랑 햄버거는 먹고 싶어
별명이 '햄덕후'일 정도로 햄버거를 좋아하고, 피자를 시키면 반판을 혼자 먹을 정도로 피자를 좋아했다. 아, 그리고, 튀긴 음식도.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는데, 정말 튀겼으면 먹었을지도 모른다.
야채는 싫어했다.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를 시키며 '양상추 빼주세요'를 옵션으로 주문했다. 레스토랑에서 샐러드를 돈 주고 사 먹는 사람들이 제일 이해가 안 됐다.
2017년에 찐 살을 효과적으로 빼준 것은 '한약 다이어트'였다.
돌이켜보면 식욕을 억제해 기름진 음식을 덜 먹고 싶게 하고, 먹는 양을 줄여, 자연스럽게 살이 빠지는 원리였던 것 같다. 하지만 한약을 먹었을 때, 그때뿐이었다. 튀김, 햄버거, 피자 같은 고열량 음식들을 좋아하는 식습관은 바뀌지 않았고, 억제되어 있던 식욕은 한약을 끊고 나서 제자리를 찾았다. 물론, 식욕과 함께 몸무게도 천천히 제자리를 찾았다.
그동안 식습관의 개선 없이도 살이 빠졌고, 몸무게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없었기에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좋아하는 음식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단순히, 살을 빼는 게 목표인가?
단기간에 살을 빼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이번에도 한약의 도움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살이 찐 것이 문제가 아니라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라는 질병이 더 문제였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환경호르몬의 영향과 잘못된 식습관도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근본적인 습관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경각심이 생겼다.
'지속 가능하게' 습관 바꾸기
우선, 올바른 다이어트는 무엇인지에 대해 유튜브와 기사, 블로그 글 등 다양한 자료를 찾아봤다.
여기서 나에게 맞는 방법을 추리고, 실제로 먹어보고, 해보며 스트레스받지 않는 방향을 찾았다.
단순히 '살 빼기', '빠르게 살 빼기'가 아니라 '건강한 몸을 오래오래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초점은 '지속가능성'에 있었다.
예를 들어, PT 선생님이 추천한 '클린식'은 한 끼도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었다. 염도가 없는 퓨어한 닭가슴살, 현미와 같은 당 지수가 낮은 탄수화물, 야채로 구성된 식단.
눈 꾹- 감고 2주 정도 한다고 치자, 꾹꾹 눌러놓은 내 식욕은 안녕할까? 아마 끝나자마자 맥도날드로 달려가고, 파파존스에 전화를 걸었을 거다.
습관 더하기, 습관 빼기 그렇게 한 달 만에 체지방률 -3.3%
자료 수집과 실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습관을 일상에 더했고, 어떤 습관은 일상에서 빼냈다.
그 결과, 한 달 만에 근육은 0.8kg 늘어나고, 체지방은 2.2kg가 빠졌다. 26%였던 체지방률은 22.7%로 낮아졌다.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큰 어려움 없이 습관을 바꾸며 얻은 결과이기에 만족스럽다.
느리지만 천천히 살을 덜어내고, 오래오래 건강하고, 탄탄한 몸을 가지고 싶다.
그래서 내가 더하고 뺀 습관들은 다음 글에,,, 총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