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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멩이 Jan 07. 2020

이 재난을 응시하라

호주 산불 못 담은 이야기


 호주가 불타고 있다.

 4달 전 시작된 산불이 아직도 꺼지지 않고 있는 것. 강릉 산불과는 다르게 150곳이 넘는 곳이 동시에 타고 있고 각 지역마다 원인도 다르다. 다양하진 않지만 원인은 대부분 자연 발화. 마른벼락, 고온 등으로 인해 자연 발화됐다고. 


 환경 학자들과 시민들은 이번 산불의 원인이 이상 기후 때문이라고 한다. 한창 여름인 호주는 지난달 전국의 평균 기온이 모두 40도가 넘을 만큼 기상 관측 이래 최고 온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원인은 인도양 다이폴인데, 인도양 서쪽과 동쪽의 온도가 너무 많이 나서 일어나는 현상. 인도양의 서쪽, 동아프리카에서는 폭우가 쏟아지고 동쪽인 호주에서는 폭염과 함께 매우 건조해지는 현상이라고 한다. 호주는 올해 가장 덥고 가장 건조한 여름을 보내고 있었고 그 때문에 산불이 발생했다는 추측이 있다. 


 하지만 호주 정부 특히 총리는 기후 변화에 동의하지 않는다. 산불은 항상 났었고 원인은 다양할 수 있다고 얘기했는데, 이에 호주 시민들은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석탄 산업 등을 줄이라는 시위를 시작했다. 기후 변화가 산불을 일으켰다는 명제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


(언론도 아주 양쪽의 입장으로 나뉘는 것 같다)


 사실 그 보다 하고 싶었던 말 혹은 아쉬웠던 점은 '참혹한 부분만' 다룰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사상 최악의 산불'에 호주 전역은 아이러니하게도 밝은 면들로 가득하다. 재난 지역에 시민들의 구호 물품이 끊임없이 도착하고 있고, 유명인들의 기부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함께 재난을 응시하고 돕고 있다. 일시적이지만 가장 많이 돕고 가장 헌식적인 공동체가 또 재난 현장 한가운데 생겼다. 수없이 많은 동물이 죽었고, 이번 생에는 복구되지 않을 숲의 시간이 사라졌지만, 그 가운데 새로운 희망이 또 태어났다.


 재난을 '재난답게' 표현하는 영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번에도 '또' 그것밖에 못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대안 없이 현상만 다룰 때 느꼈던 아쉬움이 이번에도 있었다. 옆 팀에서 마지막에 "지금 이 순간 기적을 간절히 바랍니다"라고 했는데, 기적은 어쩌면 이미 찾아오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다음에는 조금 더 좋은 메시지를 담아보고 싶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 아 참고로... 위성 사진 중에 호주만 빨간 사진이 있는데 그건 산불의 영향도 있긴 있겠지만 호주 지형 상 항상 그렇게 보이는 것.

- 소방관이 방화범이란 얘기가 있는데 150건이 넘는 산불 중 극히 일부의 산불만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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