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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루이 Apr 30. 2024

표현하는 사랑

오늘치의 용기를 그러모아 

충분한 네가 모자란 나에게 왔다. 이것이 '감사'겠지. 모자란 어른이 충분한 아이를 키운다는 뜻이다. 이걸 매일 깨달으며 '미안'해. 그런데도 너는 타고난 힘으로 쑥쑥 자라며 나의 덜 자란 데까지 보듬는다. '감동'이야.


아프고 슬픈 단어를 평생 한 번도 안 듣고 안 뱉는 사람이 있을까. 가능하다면 그게 너이길 바랐다. 이것은 철없는 내가 너를 두고 부리는 '욕심'이겠지. 평생의 욕심을 하루치로 잘게 쪼개어, 너의 하루 끝에 늘 건강한 단어가 놓여 있길 빈다. 이것은 '간절함'이야.


밤마다 사진첩을 열어 해마다 다른 너의 사진을 감상한다. 앞으로도 그러는 사람으로 살 테고. 이건 분명 '행운'이다. 사랑한다, 로엘아. 너의 이름 앞에 '사랑'이라고 쓸 때, 나는 비로소 그 뜻을 정확히 알았음을 확신한다.


박솔미, <글, 우리도 잘 쓸 수 있습니다.> 

삶이 지루해질 때 우리는 상상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가 쑥 빠져 있는 일상을. 하루에도 몇 번씩 그런 세상을 상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는 그 상상 끝에서 '사랑해요, 고맙습니다'라는 뻔한 고백을 뻔하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충분히 표현한다면 먼 훗날 하게 될 많은 후회 중에 하나만큼은 지울 수 있을 거예요. 오늘치의 용기를 내봅시다.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그곳에 있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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