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9일 월요일 밤 10시 22분
최근 남편 바리가 내게 여러 번 물었다. 요즘 일기 쓰냐고.
그 말을 떠올리며, 나의 게으름을 꾸짖으며, 겨우 탭을 열었다.
오랜만이다. 일기.
그동안 엄마 영은 철갑을 두른 장군처럼 씩씩하게 지내고 있다.
오늘로 방사선 치료 5주 차, 항암은 두 번째 사이클이 시작됐다. 아직까지는 우려했던 부작용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구토와 탈모를 가장 걱정했는데 아직 횟수가 적어서인지 아니면 감사하게 부작용이 피해 간 건지 나름 괜찮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메쓰거움이 있긴 하지만 약을 먹으면 잡히는 정도라고 한다.
반면 나는 멍청이가 되어가고 있는 요즘이다.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 이토록 버거운 일이었던가. 감정을 바라보는 일이 언덕을 오르는 정도의 에너지를 쏟게 한다. 다름 아닌 내 감정인데 그것을 들여다보는 것이 이처럼 힘들 일인가?
나 자신이지만 모를 일이다.
낫기 위해, 건강해지기 위해 애쓰는 영을 바라보며 죽음을 문득문득 떠올리는 요즘이다. 살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를 앞에 두고, 내가 살기 위해 그녀의 부재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한다.
뭐가 맞는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