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떠나는 것이 아쉬워 글을 끄적입니다. #13
이번 주면 벌써 광고회사 2년 차에 접어든다.
그 말은 매번 실수를 하고 또 하는 주니어라는 소리다.
매번 저지르는 실수의 빈도를 줄이기 위해 실수로부터 느낀 한 가지를 우선 적어보려 한다.
최근에 내가 키워야 한다고 느끼는 것은 ‘판단'이다.
나는 더 이상 대학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실수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대책 없는 대학생 시절엔 물을 엎지르면 머리를 긁으며 쓰윽 피해 가면 됐다.
그러나 회사에선 그럴 수 없다.
눈 앞에 엎질러진 물은 반드시 닦아야만 한다. 그것도 신속히 효과적으로 닦아야만 한다.
처음에는 그 점이 너무 힘들고 벅찼다.
현명한 판단을 위해선 ‘안목’이 필요하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닦기 위해서는 대걸레가 좋은지, 드라이기가 좋은지 아니면 물을 더 부어버릴지 선택지를 판단할 안목이 있어야 한다.
즉, 내 판단이 인정받거나 최악이 되지 않으려면 안목이 필요하다.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는 ‘축적’이 필요하다.
여기서 내가 간과했던 지점이 이 축적이다.
나는 그동안 축적을 단순히 ‘경험=보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미술 작품을 보고, 영화를 보고, 책을 보고.
이런 건 사실 3일이 지나면 머릿속에서 날아가 버린다. 즉, 적재적소에 쓸 수가 없다.
그래서 축적을 위해서는 보는 것은 물론 ‘사유’를 해야 한다.
대걸레가 왜 좋았지? 드라이기가 왜 별로지? 를 예로 들 수 있으며,
평소 영화나 콘텐츠를 소비할 때는 이게 왜 좋지? 이게 왜 구리지? 뭐가 다르지? 여기에 왜 이 bgm을 썼고 왜 이 장면을 넣었는지. 저 사람은 저렇게 말을 하지? 등 묻고 생각하고 정리해야 한다. 언제든 써먹을 수 있게.
누군가 그런 얘기를 했다.
'사실 좋은 영화? 좋은 책? 그런 건 없다. 모든 영화, 책은 다 다르고 누가 어떻게 보고 읽었는지가 중요하다'라고.
즉, 어떤 영화든 책이든 자세히 들여다보며 조금씩 다르고 이상한 부분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다름’과 ‘이상함’을 추적하고 축적해야만 우리는 힘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물을 엎질렀다면 우선 사과부터 해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