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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summer Jan 26. 2024

채점불가한 엄마.

따뜻하고 다정해서 소중한 딸의 말말말 2

여느 평범한 일상과 다름없던 어느 날. 그렇게 지극히 평범히도, 나는 에바에게 또 신경질을 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다들 좋은 의도로 시작한다. 훈육으로 시작했던 것이 어찌어찌하여 셀프로 화를 발전시키고는 무방비한 딸에게 폭격하는 엄마의 히스테리로 변질.

머릿속에서는 안다. '멈춰, 멈추라고! 너도 알잖아, 네가 얼마나 지금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이라는 걸'

그러고는 또 혼자 방구석에 처박혀 반성하는 정말 못난 엄마다. (아주 대부분의 평범한 엄마들이 공감할 거라 믿으며)


다행히도 우리 딸은 그런 나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물론 내가 화를 내면 울기도 하고 반항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저 깊은 곳에 존재하는 엄마라는 대상에 대한 감정은, 경외와 사랑이다. 어떻게 아냐고? 왜 모르겠는가. 그 투명하고 깨끗해 너무나 잘 보이는 마음을. 불합리하게 혼이 났을지언정 너무나 부족해서 늘 초조하고 불안해하는 엄마를 언제나 다시 찾아와 품어주는 딸인데.


"에바야, 엄마가 미안해. 너무 부족한 엄마라서 미안해. 아까는 엄마가 너무 심하게 혼낸 것 같아."

-갠차나!

"우리 딸에게 맞는 100점짜리 엄마이고 싶은데.. 엄마는 100점 만점에 몇 점짜리일까?"

-음....? (100점 만점에 몇 점, 이란 뜻을 모르겠지 싶은데)

 음... 엄마는 엄마야!


그렇게 뭉클해진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씨익 웃어 보이고는 쿨하게 다시 거실로 나가는 딸.

오늘도 딸이 나를 키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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