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대표 Dec 31. 2020

20대가 끝나갑니다

29살의 12월, 요란한 셀프 문답과 시상식

상상도 못했던 질병이 세상을 놀라게 하고, 많은 생활 습관과 트렌드가 달라지더라도, 개인에게 제일 충격적인 것은 자기 자신에 관한 일이다.


그렇다. 나의 20대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20대 안녕..

다행히도 그게 그렇게 막 아쉽지는 않은데, 생각보다 많은 일들을 했고, 앞으로를 위한 의미 있는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20대의 문을 닫으며 하는 셀프 문답과 시상식, 시작합니다.


1. 20대의 장소

단연코 대학교. 성장하고 재밌었고 좋은 인연과 경험들도 많이 쌓았던 학교!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자주 가지 못했지만 내년에 또 놀러 가야지.


2. 20대의 음악

Coldplay. 공부하고 혼자 있을 때 많이 듣기도 했지만, 친구와도 남편과도 공감대를 형성하는 그들만의 음악 감성이 있었다. 국내는 윤종신. 시대를 관통하는 그만의 색이 있는데, 월간 음악 발매의 꾸준함에서 나오는 농도 짙은 관록이 느껴진다.


3. 20대의 금융과 소비

20대 대부분을 취향 찾는데 많은 소비를 했다. 지금이라면 하지 않았을 소비도 했지만,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는지 알 수 있었던 기회인 걸로 합리화. 그리고 20대가 가기 전에 부동산과 주식을 포함한 투자를 시작했다는 것이 가장 의미 있다. 돈에 대한 관념과 금융지식을 만들어가는 중. 남편과 함께 계속해서 고민하고 나아가고 있다.


4. 20대의 인연

항상 함께하며 많은 응원과 배움, 지지가 되어주는 부모님(짝짝짝) 친밀하면서도 서로에게 성장과 배움이 되는 학교 친구들. 작년에는 10주년 사진도 찍었다. 20주년 사진은 무슨 컨셉이려나 (짝짝짝) 그리고 남편.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연인, 청자, 화자 그리고 조언자. 오빠를 만난건 가장 큰 행운이야! (짝짝짝) 아 빼놓을 수 없는 희동이. 희동이는 20대 초반에 처음 만났지만, 우리의 강아지가 된 건 3년 정도밖에 안되었다. 너무너무 귀엽고 소중한 희동이. (짝짝짝) 모두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5. 20대의 성장통과 경험

좋은 인연도 많았지만 나쁜 인연도 있었다. 그때는 '왜 나에게 이런 사람이 이렇게 고통을 주었을까' 싶었지만, 그래도 어렸을 때 그런 인연을 겪고 또 끊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첫 회사에서의 지루한 시간들도 성장통이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나에게 인내와 더불어 어떤 게 중요하고 즐거움을 주는지 절실하게 깨닫게 했다.

6. 20대의 가장 잘한 결정 3가지

1) 기업가 학회 활동 : 대학교 2학년 때 시작했던 기업가 학회 활동은, 막상 할 때는 힘들었는데 두고두고 좋은 경험이 되었다. 그때 만난 인연들과 배움, 기회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2) 결혼 : 나는 27살에 결혼했고 요즘 트렌드로 보면 되게 일찍 결혼한 셈인데, 아주 잘한 결정이었다. 이 사람이다 싶으면 결혼은 미룰 이유가 없다. (당연히 이 사람이다 싶으면 다른 이유로 미루진 않겠지만..) 남편과 나는 지금의 좋은 선택과 앞으로를 위하여 많은 이야기를 하고 만들어 간다. 우리는 함께하는 시간들 외에도 서로의 부모님과 원가족과의 시간들도 좋아하고, 그런 마음들이 모여서 각자의 행복을 더한 것보다 더 큰 행복을 만든다.

3) 창업 : "언젠가 창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20대 중반부터 흐릿하게 했었는데, 이렇게 빨리 마음먹고 시작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렇지만 막상 시작하고 보니 적성에 나름 맞고 재밌다. 잘 만들어가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매일의 러닝이 엄청나기에 가장 잘한 결정이다 싶다.



7. 20대의 가장 아쉬운 3가지

1) 장기 여행 : 1학년 여름방학에 6주 정도 미국에서 Web design Summer Schoool을 들었었고, (그때의 web design 교육 경험이 지금 웹사이트를 구성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3학년 때 싱가포르로 1학기 동안 교환학생을 다녀오기도 했었지만, 좀 더 오래 그리고 알차게 교육목적이 아닌 장기 여행 및 거주를 했었으면 좋았겠다 싶다. 디지털 노마드로 자신에 대한 고민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생각도, 새로운 생활방식에 대한 경험도 늘렸었으면 재밌었겠다 하는 작은 아쉬움

2) 글 쓰고 아카이빙 해두기 : 물론 글 쓰기는 종종 해왔고, 지금 브런치로 시작하긴 했지만 좀 더 어렸을 때부터 아카이빙 해뒀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그냥 쓰는 게 아닌,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깊게 파고들며 썼었으면 좀 더 좋았겠다 라는 생각. 지금부터 하면 된다!

3) 금융지식 : 20대 후반부터 쌓아온 금융지식들이지만, 20살 때부터 시작했으면 좋았을 텐데 싶다. 금융지식은 늦게 쌓을수록 뒤쳐진다. 나는 지금부터 차근차근 쌓아가고, 내 아이는 꼭 어렸을 때부터 가르쳐야지 라는 다짐.


8. 올해의 테마 리뷰

20대 중반 이후로 매년 "올해의 테마"를 정하는데, 신기하게도 정말 그 테마대로 살아진다.

2018년은 "20 miles march"로, 조금씩이라도 꾸준하게 나아가는 것이었다. 실제로 커리어도, 결혼도 그렇게 꾸준하게 나아갔다.

2019년은 "Just do it"이었는데, 정말 많은 캠페인을 해보고 제품도 론칭하면서 좀 더 공격적으로 경험을 쌓아갔다. 실무적으로 성장했다.

2020년은 "Into the Unknown"으로 두려움을 이겨내 새로운 세계로의 진입 및 경험을 해보고 싶었고, 결국 퇴사하고 창업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20대의 큰 테마는 나에 대한 고찰과 성장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20대 끝자락에 창업을 선택하게 된 셈이다.


 가장 중요한 건 매해 재미와 배움이 가득하다는 것이고, 가장 좋은 건 그게 30대에도 다를 바 없이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점이다. 반가워, 30대. 10년간 또 잘해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제가 외동이라서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