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터지고 하늘 길이 막혔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이제 여행 못 가서 많이 답답하겠다”였다.
그때의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까지 많이 다녀와서 괜찮아”
코로나 1년차에 결혼을 했고, 신혼여행을 국내로 가야하게 되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해외로 못 가서 아쉬워서 어떡해”였다.
그때의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코시국 신혼 여행이 아니면, 언제 국내 자동차 일주 해보겠어. 코로나 아니었으면 일주일 국내 여행은 생각하지 못했을 거야. 기회라고 생각해. 이것도 참 매력있고 좋아”
당시에는 정말로 괜찮았고, 정말로 좋았다.
결혼 일 년 후 아기가 생겼고, 10개월을 배에 품어 아기를 출산하자 코시국 3년차가 되었다.
코시국 3년차가 되자 슬슬 하늘길이 열렸지만, 나는 아기를 출산한지 얼마 안 되었기에 어디도 갈 수 없었다.
그러자 더이상 괜찮지 않았다.
예전에 많이 다녀와서 괜찮은 건 딱 6개월이었다.
그 후로는 전혀 괜찮지 않았다.
과거에 많이 놀러 다닌 건, 그때의 내가 즐거웠을 뿐지,
지금의 내가 그때의 추억을 뜯어 먹는다 해도 전혀 괜찮지 않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여행을 한 번에 몰빵으로 다녀와서 그 추억을 뜯어먹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아니구나.
야금 야금 꾸준히 다녀와야, 만족하고 재미있게 살 수 있는 사람이구나.
돈처럼 형체가 있는 것들은 일시금이건 월정액이건 상관 없이 뭐든 좋지만
여행이나 행복처럼 형체가 없는 것들은, 일시금으로 받기 보단 월정액으로 야금 야금 꾸준히 받는 게 좋구나 나는.
제아무리 과의 영광이 거대하다 한들, 현재의 작은 행복만 하지 못하리오.
야금야금 꾸준히 여행하며, 작게라도 꾸준히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