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릴 때부터, 아가를 낳는다면 둘은 낳아야 한다 생각 했다.
어릴적 엄마한테 “엄마, 왜 우리는 형제가 둘 뿐이야? 나도 언니나 오빠 한 명 더 있었음 좋겠어”라며, 위로 둘을 원했고, (동생은 별로였다 ㅋㅋ) 내 질문에 대한 엄마의 대답은 이러했다.
“엄마가 너네 낳을 때에는 둘 키우기도 벅찼어. 근데
어차피 벅찰 거 였다면 하나 더 낳을 걸 그랬다는 생각도 해”
이 이야기를 듣고였던 것 같다.
어차피 하나 키우나 둘 키우나 셋 키우나 벅찬 건 마찬가지니, 둘은 낳아 키워야 한다고.
때문에 둘째 고민은 낳을 때까지 할 것 같으며, 혹여 낳지 않는다는 결정을 하더라도 훗날 꾸준히 후회할 것도 같다.
후회 할거라면 낳아야 하지 않은가 생각 하겠지만, 그건 또 아니다.
둘째를 낳으면 두 배가 아닌 네 배 힘들다던데, 나는 그렇게 힘들 자신이 없다.
지금이 딱, 내가 행복하고 즐거운 정도의 이겨낼 수 있는 힘듦 같다. 여기에서 네 배라면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행복하고 즐거워야 아가도 그 마음을 온전히 느낄텐데, 네 배로 힘들면 즐기지 못하고 아가한테 짜증을 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안 잔다고, 너무 자주 깬다고, 또는 너무 안 먹는다고, 짜증을 낼까봐 두렵다.
아가가 안 자고 안 먹고 안 놀고 우는 것은 본능이고 성질이고 성격이지, 아가의 잘못이 절대 아님을 아는데
이를 알 면서도 내가 너무 너무 힘들면, 이 모난 성격을 이기지 못하고 암것도 모르는 아가에게 짜증을 낼까봐 두렵다.
아주 육아에 적합한 성격의 친구들이 있는데, 난 아닌 것 같다.
지금도 아기가 새벽에 너무 자주 깨거나 너무 일찍 깨어 (내가) 잠을 못 자는 날이면 아주 예민해진다.
그리고 이를 아가가 모를 리가 없음에도 티를 낸다.
엄마 너무 힘들고 졸리니 빨리 자라며 설득하고 정말 못 자는 날은 짜증도 낸다.
아가도 잘 못자고 깨어 힘들어 우는 것인데, 엄마가 되어가지고 나도 힘들다며 투덜거린다.
그리고 그 시간이 지나면, 애한테 뭔 소리를 했나 후회하고 자책한다
이런 내가 둘째를 가져도 되는가. 내 행복과 그로 파생되는 가족들의 행복에 누를 끼치는 건 아닌가.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