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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묘 Jun 12. 2017

입을까요, 신을까요?

삶의 실질형태소를 찾아서

이미지 출처 Pixabay


레깅스를 '신'는다고 해야 하나, '입'는다고 해야 하나 새삼스레 아리송해져서 사전을 찾아보았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신축성이 좋고 보온성이 뛰어난 타이츠 모양의 바지. 다양한 길이로 만들어지며, 긴 것은 발목까지 오는 형태와 발에 꿰어 입는 고리 형태가 있다."

라고 되어 있는 바, 그러면 '바지'니까 '입'는다고 하는 것이 맞다는 결론에 도달.


그러다 갑자기 '타이츠'가 신경쓰이는 바람에 타이츠의 정의는 어떻게 나와 있나 찾아보았다.

       

타이츠(tights)  


「명사」


「1」

주로 발레나 체조 따위를 연습할 때에 입는, 몸에 달라붙어 꼭 끼는 하의.


「2」

주로 어린이들이 방한용으로 신는, 허리까지 오는 긴 양말.


사전대로라면, 하의의 역할을 할 때는 '입'는 것이, 긴 양말의 역할을 할 때는 '신'는 것이 맞을 터. 그러나 저러나 허리까지 오는 긴 양말이라니 그건 그냥 스타킹 아닌가? 레깅스를 입어야 할지 신어야 할지 고민하다 타이츠에 발이 걸린 바람에 한참을 더 폭풍 검색. 그러다 모 속옷 회사 홍보마케팅실에서 근무하는 분의 칼럼을 찾을 수 있었다. "스타킹 가운데서도 불투명하고 도톰한 건 타이츠". 만드는 곳에 계시는 분이 그렇다고 하니 그런 걸로.


다시 레깅스로 돌아와서. 사실 레깅스와 도톰한 스타킹의

차이란, 발이 들어가는 부분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인데, 그 차이로 '입'고, '신'고가 결정된다.


말이란 게 참 재미있다. 그리고 삶의 모습도. 어떤 곳에 발 하나 넣느냐 빼느냐에 따라 삶의 실질형태소가 완전히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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