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글을 쓰는가?

故이선균 님을 추모하며

by JJ

故이선균 님의 작품 중에 "하얀 거탑"과 "나의 아저씨"라는 드라마가 있다. 어지간해서는 드라마를 보지 않지만 이 두 작품은 남자가 남자에게도 매력을 느낄 수 있구나 할 정도로 푹 빠져서 보았다. 사람이 살면서 자기만의 인생드라마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드라마에서 위로를 받고 삶도 뒤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 인가 계획하기도 한다. 어설픈 책 몇 권 읽고 폼 재는 것보다 영화 한 편, 드라마 한 편, 노래 한곡이 인생에 훨씬 더 큰 임팩트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응답하라 1988"에서 열연을 했던 성동일 씨의 인터뷰가 생각난다. 그 가 돈을 버는 이유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원하는 것을 해 줄 수 있어서"라고 한다. 그 말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돈을 버는 이유가 나의 행복 때문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라는 말이다. 나도 나는 왜 돈을 벌고 있는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저런 나름대로의 고난들이 있었다. 누군가의 위로가 절실했던 순간도 있었고 누구의 위로도 도움이 안 되는 순간도 있었다. 가족도 친구도 종교조차도 소용이 없는 날들이 있었다.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라면 누구라도 위로를 해 주어야 한다. 그 누구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자살방지 상담전화에 전화라도 해야 하고 술집 마담이라도 찾아가서 위로를 받아야 한다. 그 순간을 넘기면 삶이고 그 순간을 못 넘기면 죽음이다.


누구의 위로도 도움이 안 될 때는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 악착같이 살아 내야 한다. 나는 과거 힘든 시간들을 글을 쓰며 버텨냈다. 글을 쓰며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았다. 그 위로의 힘이 얼마나 큰지 느껴본 나는 안다. 그때는 가족도 친구도 아무도 내게 위로가 되지 못했던 것 같다.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그 확신이 나를 살려주는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오히려 나에 대해 아무것도, 1도 모르는 사람이 진심으로 나를 이해해줄때 내게 위로가 되었다.






블로그와 브런치의 글 중 90% 이상은 상업적, 상업용 글쓰기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와는 조금 다르다. 목적 자체를 상업(商業)에 두는 것과 쓰다 보니 상업용이 되었다는 것과는 다르다. 상업적인 글은 특유의 상업적 냄새 때문에 클릭을 하지 않는 편이다. 프로작가들이 기술은 좋지만 지어낸 이야기이므로 몰입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투박한 다큐멘터리가 훨씬 더 마음을 울리는 경우가 많다. 나의 글쓰기는 살기 위해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힘들 때마다 나의 글쓰기는 큰 위로가 되었고 절실했다.


어떤 작가가 이런 표현을 했다.

"쓰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시인처럼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 멋진 표현이다. 이런 문장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작가가 아닐까 싶다. 나도 비슷했다. 쓰지 않으면 힘든 순간을 버텨내지 못할 뻔한 시간들이 있었다. 그때 종이와 펜이 곁에 있어서 미친 듯이 써내려 갔다. 그리고 어려운 그 순간을 넘겼다. 곁에 그런 도구, 그런 사람이 있어야 한다. 죽음의 순간을 버텨낼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힘든 상황이 없으면 가장 좋지만 준비하고 있어야 하다.



진심으로 애도한다는 말을 남발하고 싶지 않지만 꼭 써야 할 것 같다. 故이선균 님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한다. 잘 알고 있던 사람이 하늘나라로 간 것 같은 느낌이다. 하늘에서는 평온하시길......


드라마 나의 아저씨 OST 중 손디아의 "어른"

https://youtube.com/watch?v=Chn34EAcJPk&si=upSzV9BmoeuwD6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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