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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이치 Jan 06. 2023

#막걸리, 그래서 막걸리가 뭔데요_02

막걸리는 우리나라의 전통주이다. 사실 나중에 이야기하는 것들보다 이게 가장 중요하고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이다. 하지만 정보를 위해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재밌는 것들이 많다. 그래서 막걸리가 뭐냐고 궁금해하는 이들을 위해 글을 쓴다.

막걸리는 대부분 쌀 혹은 밀에 누룩과 물을 섞어 만드는 술이다. 당연하게도 좋은 쌀과 좋은 누룩, 맑은 물로 만든 술이 더 맛있는 법이다. 우리 인류는 항상 좋은 물길이 있는 곳에 문명이 발전하였고 사람이 몰렸다. 좋은 술 또한 그 물길 닿는 곳에 모여 인류와 함께 발전했고.

재료는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 이 기본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렵기도 하다. 좋은 술의 기본을 지킨다는 것은 수많은 유혹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으로는 곡주이기 때문에 들어가는 쌀이나 밀의 질이 좋아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좋은 곡물로 만들어야 좋은 술맛을 낸다.  



두 번째로는 누룩인데 술을 빚을 때 발효시키는 효소를 가지고 있는 누룩곰팡이를 곡물이나 곡물의 반죽에 번식시켜 만드는 일종의 발효제이다. 주재료로 밀을 사용하지만 녹두, 보리 등 다양한 곡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현재는 사실 누룩을 그리 많이 사용하지는 않는다. 현실적인 이유가 있는데 누룩곰팡이를 번식시키는 방법의 전통 누룩은 대량생산이 어렵고 전체적인 단가 상승도 하나의 이유이다. 또한 전통 누룩은 막걸리의 호불호 중 하나인 누룩취가 강하기도 하며 당화력이 강해 발효 중 젖산이 많이 발생하여 막걸리의 신맛을 강하게 만든다. 이러한 상기의 이유로 많은 곳에서는 일본식 입국을 사용한다. 우선 만들기 쉬운 것이 장점이다. 간단한 재료와 간단한 방법을 가지고 있지만 전통 누룩을 사용하여 막걸리를 만들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발효의 실패 과정을 현저히 줄여주는 것이 입국이다. 백국균을 통해 만든 입국을 발효제로 만들고 막걸리의 신맛을 줄이기 위해 아스파탐이나 요즘에는 스테비아를 사용하는 등 인공감미료를 첨가하여 막걸리의 맛을 만들고 있다. 아쉬운 일이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좋은 재료로만 만들어서 팔면 좋기야 하지만, 단가문제도 있으며 막걸리를 그렇게 많이 찾지 않는다는 문제 또한 있을 것이다. 어느 것이 옳다고 단정을 지어서 얘기할 순 없지만 무엇보다 막걸리는 단순히 술이며 기호식품에 가깝기 때문에 나에게 맞는 막걸리를 찾아내는 게 정답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는 전통 누룩이, 또 다른 이에게는 입국이 잘 맞을 수 있으니 말이다.

세 번째로는 물인데 첫 번째의 쌀과 다를 바 없다. 맨 처음 이야기했듯 인류의 문명이 큰 물줄기를 타고 발전했듯이 술 또한 같은 물줄기를 공유하며 발전했다. 좋은 물은 그만큼 좋은 술맛을 만들어낸다.  



이런 막걸리의 이름은 이름 그대로 막 격하게 걸러냈다고 해서 막걸리라는 설이 많이 알려져 있다. 막걸리를 만들 때 침전물이 가라앉은 상태에서 용수에 걸러내어 약주(주세법상으로는 청주라 하는 게 맞지만 또한 문제가 있어서 후술할 청주 부분의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다)를 떠내고 남은 침전물에 물을 섞어 걸러낸 술이 바로 막걸리다. 탁한 색을 띠고 있어서 탁주, 탁배기라고 부르기도 하며 농사지을 때 마시던 술이라 하여 농주라 부르기도 했다. 또 다른 설로는 바로 막 걸러내어서 막걸리라고 부르기도 했단다. 

막걸리는 영양소가 가득한 술이기도 하는데 이는 맥주와 같이 술의 주재료인 곡물의 영양소가 대부분 녹아있기 때문이다. 필수아미노산이나, 비타민B, 비타민C, 다양한 산들도 포함되어있고 흔히 아는 유산균 또한 풍부하다. 가장 많이 마시는 희석식 소주보다 좋다는 것을 여기서 알 수 있다.

나는 가끔 아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막걸리를 우스갯소리로 악마의 술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우리네 조상님들도 마찬가지였는지 막걸리를 앉은뱅이 술이라고 부르곤 했다. 앉은뱅이 술이라는 것을 들어본 사람들도 있을 텐데 한산소곡주의 별명이기도 하다. 그 이유가 재밌는데 막걸리는 요즘에는 높은 도수로 나오기도 하지만 대부분 알코올도수 3~6도의 낮은 도수를 가지고 있고 알코올 향 가득한 소주와 달리 맛과 향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술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는 하지만 곡주 특유의 단맛을 가지고 있고 상기 말한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막걸리라면 그 단맛은 더욱 올라가기 때문에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은은하게 취한다. 그래서 마시다가 보면 어느새 취해있고 일어나기 힘들다. 그래서 나는 악마의 술, 조상님들은 앉은뱅이 술이라고 불렀나 보다. 사람이 원래 앉아있다 보면 (의지를 갖추고 앉아있던, 외적 힘으로 앉아있게 되던) 반쯤 눕고, 아예 드러눕고, 그러다 보면 자게 된다. 거부할 수 없는 마성을 가진 술이다. 막걸리는. 우리네 전통주는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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