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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이치 Jan 11. 2023

#맑은 술, 청주는 뭡니까_02

우리나라의 전통주를 크게 보자면 탁주, 청주, 소주가 있다. 여기서 소주는 우리가 흔히 마시는 초록색 병의 희석식 소주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증류식 소주인데 이건 다음 시간에 다뤄보고 오늘은 청주와 많이 비교되는 사케와 이야기를 하려 한다. 


일본에서는 니혼슈, 세이슈라고 부르는 일본식 청주는 우리나라의 청주와 만드는 방법과 재료가 비슷하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해외에서는 그저 사케라고 부르고 있다. 맑은 술의 명칭이 사케로 통칭하는 것인데, 인지도의 문제도 있지만 전혀 다른 술인데 아쉬움이 많이 남기도 한다. 


크게 볼 때 입국과 효모를 사용하고 고두밥과 물을 섞어서 발효하는 과정을 거친 뒤 밑술에 입국과 고두밥, 물을 여러 번(대략 3번) 넣어서 고루 발효시키는 사케와 달리 우리나라의 청주는 사용되는 누룩의 재료, 형태, 종류부터 다르고 쌀을 단순히 고두밥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익혀서 반죽을 하기도하고, 구멍떡을 만들기도 하고, 백설기 떡을 만들어서 발효하기도 한다. 또한 덧술을 할 때 익히는 방법 또한 변화를 주기도 하여 수없이 많은 방법으로 술을 빚는다. 어떠한 방법과 순서대로 술을 빚는지에 따라 맛과 향이 계속 변화하는 게 우리나라의 청주이다. 단순히 맑은 술이라는 이유로 하나의 명칭으로 불리는 게 아쉬운 이유 중 하나이다. 사케를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술을 그대로 알리고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많은 양조업자에게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잘 못 부르는 이름이 있는데 바로 정종이다. 일본어로는 마사무네라고 부르는 사케의 이름인데, 사쿠라마사무네라는 회사에서 만드는 상품명이기도 하다. 잘못된 표현이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이 청주라는 의미로 부르고 이미 굳어진 이름인지라 바꾸기 쉽지 않은 표현이기도 하다. 재밌는 점은 일본에서도 정종을 흔히 사케로 부른다는 점이다. 



사케


앞 글에서 설명했듯 우리나라의 청주는 주세법상의 이유로 입국을 사용하고 누룩을 사용하게 되면 약주로 분류되는데 전통적인 의미의 청주는 누룩만을 사용하여 발효시키고 있는데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종류의 청주는 사실 사케에 가깝다. 그렇지만 전통주라고 분류되는 부분도 있어서 안타까운 점이 있다. 많은 이들이 주세법 개정에 관해 이야기하고 바꿔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청주를 마시는 방법으로 차갑게 마시는 방법과 살짝 데워서 마시는 방법이 있는데, 최우선으로는 취향의 차이가 가장 중요하다. 마시는 방법은 누구에게나 맞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기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우선 차게 마시는 경우에는 첫 번째로는 누룩취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발효하는 과정에서 덧술을 할 때 적게 하는 경우나 쌀에 단백질과 지방이 적은 쌀의 경우에는 누룩취가 남는데, 이를 좋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술을 오래전부터 즐겨오시던 어르신들이나 개인의 취향이 다른 경우에는 이 누룩취를 즐기며 누룩 향이 좋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게 일반적인 사람들의 경우에는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이 향을 눌러서 마시기 위해 차갑게 해서 먹는다.


두 번째로는 청주에는 찹쌀을 많이 사용하는데 앞선 설명처럼 찹쌀은 단맛을 내게 된다. 이때 찹쌀로 발효하게 되고 나는 단맛이나, 멥쌀을 사용하더라도 추가로 단맛을 넣어 청주 대부분에서 단맛을 내게 되는데 음식과 페어링할 경우 단맛이 오히려 음식의 맛과 술맛을 해치는 경우가 있어서 차갑게 하여 단맛을 줄이기도 한다. 


데워서 마시는 경우 위에서 말한 개개인의 취향이 가장 크게 갈리기도 하지만 데워서 마시게 되면 숙취가 적어지는 나름 건강과 관련된 이유 또한 존재한다. 물론 이는 과음의 경우에는 전혀 해당 사항이 없다. 데워 마실 때에는 술을 직접 가열하는 게 아니라 술병이나 주전자에 담아서 데우는 편인데 술을 데우게 되면 팽창하여 넘칠 수 있기 때문에 담는 병이나 주전자에 약 70% 정도 채워서 데우는 것이 좋다. 이때 온도가 굉장히 중요한데 직접 가열하거나 시간이 꽤 흘러서 뜨겁게 되면 맛과 향이 그대로 날아가 맛있는 술을 온전히 즐길 수 없다. 최대한 데운다고 해도 45℃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고 보통은 사람의 체온과 비슷한 온도인 37℃가 좋다고 한다. 살짝 미지근하게 데운다고 하면 32~35℃ 정도로 데워 마시는 것이 좋다. 


탁주인 막걸리, 맑은 술 청주나 동동주, 증류식 소주 모두 전통주로 많은 사람이 알아주면 좋지만 아픈 손가락인 청주를 좀 더 알아주고 찾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맑은 술에 빠지면 당신도 분명 알게 되리라. 이렇게 멋진 술이 있다는 것을. 또 누군가가 알아보고 마시길 바라는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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