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이야기 -
첫사랑
10년이 넘도록
오빠를 그리며 지내왔는데
슬픔이 더 많이 남아버렸으니
기쁨의 눈물은 사라진 지 오래
추억 속에 묻어야 하는지
마음속에 들어온 오빠의 손길은
정말 내 것이 아니었을까?
서울에 올라와
일부러 아카시아 나무가
빼곡하게 우거진 마을에 살았는데
이제 향기도 나지 않아
한여름 소나기에 모두 쓸려가
만질 수도 없어.
느껴지지가 않아.
오빠를 위해
길러온 긴 머리를 오늘은 잘라야 할까?
눈물도 말라버리고
손끝이 떨려와
움직일 수가 없어.
아카시아꽃 떨어지는 5월이면
오빠가 남기고 간
첫사랑의 추억이 나를 눈물 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