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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jun Oct 07. 2019

03. 파타고니아
: 철학과 가치의 중요성에 대하여

자신의 철학과 가치를 지속하는 것에 대한 응원

   '제발 이 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광고를 보신 적이 있나요? 바로 파타고니아라는 아웃도어 의류업체의 광고였습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광고이지만, 처음 이 광고를 보았을 때 저는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경영학을 배우고, 회사에 다니면서 기업의 지상과제라고 믿었던 이윤추구라는 관념을 멋지게 깨부순 광고였기 때문이지요.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광고에서 '우리 제품을 더 많이 사세요, 이 제품을 가지는 순간 당신은 (광고 모델과 같이) 가치 있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타고니아의 광고인 "제발 이 옷을 사지 마세요"라는 메시지는 일반적인 회사가 할 수 있는 광고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광고는 자신들이 지향하는 가치가 명확하고, 제품/서비스에 대한 대단한 자신감이 있어야 가능할 것입니다. 도대체 어떤 회사가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대표 상품을 사지 말라는 광고를 할 수 있을까요?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었던 회사. 파타고니아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파타고니아의 2011년 블랙프라이데이 광고 : '제발 이 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파타고니아, 블랙프라이데이 광고 - 제발 이 옷 사지 마세요]

   

   2011년 블랙 프라이데이에 파타고니아는 충격적인 광고를 합니다. 바로 위의 광고인데, 이것을 뉴욕타임스에 전면으로 내보냅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모든 제품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오르는 기간인데 "제발 이 옷을 사지 말라"라고 이야기하다니 사람들이 의아해하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파타고니아가 이 옷을 사지 말라고 하면서 제시한 이유는 아래 세 가지입니다.


     1) 재킷 하나를 만들기 위한 목화 생산에 물 135리터가 소비되며, 이는 45명이 하루 3컵씩 마실 수 있다

     2)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여 생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20파운드의 탄소가 배출되는데 이는 완제품 무게의 24배나 된다.

     3) 아무리 오래 입다가 버리더라도 완성품의 2/3만큼의 쓰레기가 남는다


   그러면서 이 재킷은 오래 입을 수 있도록 견고하게 만들어졌고, 도저히 입기 어렵다면 재활용을 해서 새 옷처럼 입도록 해줄 것이니, 꼭 필요하지 않다면 이 옷을 사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광고를 통해 파타고니아라는 브랜드가 지닌 목표에 대해 사람들에게 명확하고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고, 이후 파타고니아는 급격하게 성장하게 됩니다. 물론 이 광고에 대해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마케팅의 하나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파타고니아라는 브랜드가 지금까지 만들어 온 브랜드 이미지와 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살펴보면 그 의도를 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큰 결심을 한 회사


   파타고니아는 이본 쉬나드가 자신에게 필요한 등반장비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암벽 등반을 즐기던 창업자 이본 쉬나드는 1970년대 피톤(로프를 묶기 위해 바위에 박는 쇠못)을 만들어 미국에서 가장 큰 회사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자는 자신이 만든 등반장비가 환경을 파괴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주력사업(피톤 판매)을 포기했습니다.  파타고니아의 사명은 "우리가 사는 행성을 구하는 것"이며, 그들은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핵심사업까지도 포기하였습니다


   이본 쉬나드는 "우리는 최고를 만들지만 환경을 해쳐서는 안 된다. 환경 보호를 위해 우리 비즈니스를 활용해야 한다. 의미 있는 일이란 일을 사랑하는 것뿐만 아니라 세상에 기여하는 일이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회사 그리고 창업자의 이런 진심과 노력이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전직 직원인 파타고니아의 크레이크 윌슨은 2016.11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파타고니아의 환경에 대한 생각은 진심이다. 스토리도 아니고 전략도 아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파타고니아이기 때문에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이야기를 소비자들도 진심이라고 이해해주고,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일이라고 평가해주고 있습니다. 즉, 파타고니아의 진정성에 대해 사람들이 믿어준다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파타고니아의 진정한 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파타고니아의 2019년 글로벌 캠페인 : '멸종의 마주하다(Facing Extinction)'
[파타고니아, 글로벌 캠페인 - 멸종을 마주하다]

   최근에는 파타고니아는 2019년 9월, 전 세계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멸종의 마주하다(Facing Extinction)'라는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파타고니아 CEO인 로즈 마카리오는 "기후 위기는 인간의 문제이며,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파타고니아는 기후 휘기를 막기 위해 싸우는 청소년 활동가들과 함께 긴급한 해결책을 요구하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입니다"라고 밝히며, 매장 문을 닫고 전 직원이 현장에 나가 청년 운동가, 시민들과 연대하여 정부가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파타고니아의 글로벌 캠페인 스토리를 알리는 영상을 세계의 모든 파타고니아 웹사이트, 소셜미디어 등에 공개해 환경 위기를 알리고 적극적인 지원을 펼칠 예정입니다.




[오늘의 생각]


   파타고니아는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진출한 이후 급격한 성장을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2018년('18.5.1~'19.4.30)의 매출은 전년대비 38%, 영업이익 2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수많은 아웃도어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파타고니아의 성장성은 가히 놀랍습니다. 우리나라에 없던 '파타고니아'라는 브랜드의 새로운 이미지, 예쁜 로고, 완판으로 쉽게 살 수 없다는 제품의 희소성 등의 이유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열광을 하는 것일까요? 단순히 그런 이유는 아닐 것입니다.


  사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아직은 파타고니아라는 회사의 역사, 그들의 진정성 등에 대해 알기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주변에서도 파타고니아라는 브랜드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분명히 많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에게 인정받은 파타고니아의 진정성이 우리나라에도 곧 전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파타고니아에 대해 알아보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를 분명하게 밝히고, 그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핵심사업까지도 포기하는 그들의 진정성과 과감성이 굉장히 부러웠습니다. 전 세계의 기업들 중에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가치를 분명하게 밝히고 그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파타고니아라는 브랜드의 매력은 사람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들이 자신이 구매한 상품과 브랜드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브랜드인 파타고니아. 그 성장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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