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허생 Feb 06. 2017

알라딘 북펀드 결산(2016 하반기)

티끌로 하는 재테크


알라딘은 '독자 북펀드'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책 한 권 만드는 데 돈이 많이 드니, 말 그대로 '펀드'를 만들어 출판사를 돕겠다는 취지다.


크라우드 펀딩과 비스무리한 방법으로, 원하는 책에 투자를 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만 원에서 최대 5만 원까지 투자할 수 있고, 한 달에 북펀드에 참여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30만 원이다. 펀딩에 참여하면 1~3개월 사이에 책이 출간되고 판매 목표에 따라 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 


가령, 



내가 얼마 전 투자한 이 책은 이미 투자금 100%를 달성했고, 앞으로 더 올라갈 수도 있다(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좋은 책 살리는 당신의 안목'이라는 아파트 광고에서 본 것 같은 문구


'좋은 책 살리는 당신의 안목'을 내걸고 북펀드를 받고 있긴 하지만, 크라우드 펀딩이 원 취지를 잃고 홍보수단으로 전락한 스텝을 알라딘 북펀드가 밟지 않으란 법 없다. 실제 위즈덤하우스나 돌베개 같은 출판사가 북펀드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출판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애써 알라딘의 취지를 폄하할 생각도 없다. 송인서적 사태 직후 참여했던 북펀드가 줄줄이 취소되는 경험을 직접 하기도 했으니, 북펀드가 작은 출판사를 돕는 순기능을 '아직까지'는 잘 하고 있다고 본다.


해서 나는 매달 티끌을 모아 만든 티끌 같은 돈으로(티끌이 태산이 된다는 건 거짓말이 분명하다), 독서문화 창달과 작은 출판사 지원을 위해 기꺼이 알라딘 북펀드에 참여했다... 고 하면 거짓말이고, 돈을 벌기 위해 참여했다. 


독서문화 창달과 출판사에 관심은 있지만 보상이 없으면 비록 티끌이라 할 지라도 함부로 돈을 쓸 수 없는 삶의 현장(체험이 아니라 레알 삶의 현장)에서 아둥바둥 살고 있기 때문이다.


.... 


어쩌다 이리 사족이 길어졌을까.


이만 각설하고, 작년에 참여했던 북펀드 결과는 다음과 같다.




2016년 하반기 결산 


(도서명 / 리워드)

(모두 5만 원씩 참여했음)


6월

고독한 미식가2 / 90% 

가만한 당신 / 90%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 90% 


7월 

아우구스투스 / 110%

98%의 미래 / 95%

중년파산 / 95%


9월

호모 저스티스 / 95%

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 / 100%

군주론 / 출간 예정 


10월

쫓겨난 사람들 / 100% 

복수는 나의 것 / 105% 

마흔통 90%


11월

세상물정극장 / 출간 예정 

자기 욕망의 탐색과 실험: 어쩌면 프로젝트 시즌 1 보고서 ‘기획하지 않을 자유’ / 출간 예정 

죽음에 대한 다섯 가지 성찰 / 출간 예정 

걷기의 역사 / 출간 예정 


12월

감정은 언제나 옳다 / 95%

나는 스타워즈에서 인생을 배웠다 / 95%

사임당 / 90%

슈뢰딩거의 고양이 / 95%



총 20건의 펀드에 참여해 100만 원을 썼다.


수익이 난 건 2건으로 7500원. 

(5권이 아직 출간 예정이긴 하지만 대세에 지장은 없을 것 같다)


100만 원을 투자해 100만 7천5백 원을 돌려받은 셈이다. 

(그중 31,000원은 알라딘 적립금으로 받았는데, 알라딘에서 주기적으로 책을 사고 있는 나에게 부담이 될 정도의 금액은 아니다)


출간 예정인 책들까지 정산받으면 대략 10,000원 정도의 수익은 생길 것으로 예상, 1% 금리라고 생각하면 맘 편하겠다. 은행 금리가 1.3% 왔다 갔다 하는, 그마저도 세금 떼면 1% 조금 넘는 상황이니 고이 모셔야 할 돈이 아니라면 재미 삼아 굴려볼 만하다, 고 결론짓고 끄읕.


작가의 이전글 1월에는 이런 책을 샀다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