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늘어만 가는 유학생들
대학교 안을 걸어 다니다 보면 들리는 언어는 한국어뿐 만이 아니다. 그렇다면 영어? 그것도 아니다. 한국어 다음으로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은 바로 중국어이다. 중국인 유학생 6만 시대란다. 우리 학교도 그렇고 다른 대학가도 그렇고 정말 많은 중국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인 유학생들도 우리가 해외로 유학을 가는 것과 비슷한 이유로 공부를 하러 오는 것일 것이다. 학업의 목적으로 오는 유학생들도 있을 것이고, 국내 대학교 측에서 신입생이 줄어들면 유학생 유치로 재학생을 채우는 것도 있을 것이다. 10년 사이에 중국인 유학생 수는 4배가 증가했다고 한다.
우리 대학가 거리만 걸어도 화장품 가게, 핸드폰 가게, 카페 등 A4 용지에 중국어로 가게 이름, 홍보 문구를 써서 창에 붙여놓는다. 요즘 아르바이트생들은 중국어도 잘해야 하는지 실제로 능숙한 중국어로 중국인을 상대하는 아르바이트생도 목격했다.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건 없지만, 수업 시간만큼은 다르다.
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에서도 다뤘던, 온 대학생들을 힘들게 하는 조별과제이다. 대학교에서 빠지지 않는 조별과제가 바로 중국인 유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을 힘들게 한다. 가장 넘기 힘든 것은 역시 언어의 장벽이다. 팀원들과 시간을 맞춰 만나도 서로 중국어, 한국어가 되질 않으니 회의가 불가능하다. 발표 또한 한국어가 되지 않는 유학생들을 대신해 한국 학생들이 도맡아 하고 자료조사조차도 힘들어 한국 학생들이 떠안고 간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조별 과제에서 유학생들을 피하는 경향이 자주 보인다. 실제로 우리와 같은 수업을 듣는 중국 유학생들의 말에 의하면, F만 받지 않으면 상관없다며 과제도 불성실하게 하고 조별 과제에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교수님께서도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좀 더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라며 부탁하시기도 했다. 모두가 아닌 대부분이 그렇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학업을 목적으로 교류하는 것은 정말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늘어나는 것도 결코 부정적인 현상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 학생들도 중국 학생들도 서로 힘든 대학생활의 현실을 어떻게 해야 할까. 중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기 전에 유학생들의 한국어 능력을 정확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대학은 유학생들을 단순 등록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유학생들을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