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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mho Oct 08. 2017

32일차 타국에서의 서빙알바

D+31 오늘도 덴맑음


오늘 오후에 덴마크 레스토랑에서 트라이얼을 가지기로 했다.

덴마크는 근로계약을 하면 휴가비를 비롯해서 많은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계약을 맺기 전에 일을 같이 해보는 단계를 가진다. 이 단계를 트라이얼이라고 부른다.

오늘 3시간을 함께 해보고 서로가 같이 할지 결정하자고 한다.


오늘 가는 곳은 딤섬과 술을 함께 파는 레스토랑인데 

한국에서 바쁜 곳에서 많이 알바를 해봤던 터라 부담은 안되었는데

메뉴가 200개가 넘어서 출근하기 전에 긴장을 했었다.


도착해서 트라이얼을 하겠다고 얘기를 하니 준비를 해주었다.

다른 서버들을 도와주면서 일을 익히라고 했다. 

레스토랑이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좋았다. 

한국의 서빙알바와 비교해보면 서버가 바를 같이 보면서 술이나 음료를 제공하고

설거지까지 담당하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런데 여기는 각자의 포지션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 된다.

디시워셔는 디시워싱을 바텐더는 음료를 서버들은 각자맡은 구역의 테이블만 관리를 하면

된다. 한국에서는 알바들끼리 전부 일을 나눠서 해야하니까 누가 일을 덜하고 더하느니

하는 일이 생기곤 했는데 자기 할 일만 잘하면 되는 게 좋았다.


메뉴 역시 김밥천국에서 고객들이 체크해서 주는 것처럼 고객들이 원하는 메뉴를 체크해주면

(물론 디자인은 이게 훨씬 나았다.) 주방에서 메뉴에 테이블번호와 메뉴번호가 찍힌 종이와 함께

음식을 준다. 그래서 주문 자체를 잘 못 이해하는 게 아니라면 헷갈릴 일은 없을 듯했다.


사람들이 꾸준히 있어서 생각보다 바빴다. 일하고 있으니 간식으로 춘권을 줘서 먹었다.

춘권이 이리 맛있을 줄이야. 한국에서도 만두를 엄청 좋아했는데 더 먹고 싶었다.

일하면서 어려웠던 거는 베지터리언 메뉴가 무엇인지랑 악센트가 심한 손님의 말을

못 알아듣겠었다. 채식주의자가 생각보다 정말 많았다. 


일을 오랜만에 하다보니 3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일 끝나고 가려고하는데 

같이 일했던 서버가 라면먹고 가라고 했다.

쓰고보니까 이상한데 진짜 라면먹고 가라고 했다. 메뉴 중에 중국 누들들이 있는데 

이름이 라미엔이었다. 찾아보니 우리 라면의 원류라고 한다.


일도 뿌듯하게 마무리하고 라면도 맛있게 먹고 집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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