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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현직 Mar 16. 2023

피드백은 주는 사람만의 책임일까?

아이를 키우며 알게 된 좋은 피드백의 조건

회사에서 좋은 피드백이 직장인의 성장에 필수적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좋은 피드백을 주는 것이 그만큼 힘들다고 말해요. 좋은 피드백을 위해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 변함 없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면서 현재의 상황이 좋지 않음을 명확하게 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건 대단히 힘든 일이에요. 몸에 좋으면서 쓰지도 않은 약처럼요.


그럼 좋은 피드백은 주는 사람만 잘 주면 되는 것일까요?





피드백은 서로가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지만 보통 팀장이 팀원에게 주게 됩니다. 그래서 피드백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팀장은 불안해요. 긴장도 되고요. 그렇다고 좋은 피드백이 오롯이 팀장만의 책임이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저는 피드백은 박수처럼 마주쳐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아이를 키우면 훈육과 피드백에 대해 고민이 많아집니다. 육아를 해보면 피드백을 통해 아이의 행동을 바꾼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거든요. 하지만 아이에게 훈육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이가 위험한 행동을 할 때, 단호하게 그러면 다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공공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때, 분명하게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해줘야 하기도 합니다.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요. 모르는 것을 알려주고, 잘못된 행동을 교정해주는 부모의 피드백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부모의 단호한 “안돼”라는 말 소리를 들으면 슬픈 모양으로 입꼬리가 내려갑니다. 부모가 자신을 혼 낸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야단을 치는 것과 단호하게 피드백을 주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인데도요. 본인이 야단 맞는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피드백이 귀에 들어오지 않을 거에요. 슬프고 아픈 본인의 마음이 앞서 그만 으앙 하고 울어 버립니다.


그래서 육아를 할 때에도 아이에게 피드백을 잘 줄 수 있는 시기가 있다고 해요. 그 시기 전에는 단호하게 피드백을 줘도 잘 전달이 되지 않습니다. 그 시기는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 부모의 사랑이 변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된 후’라고 하네요. 일반적으로 3~4년 정도 걸린다고 하고요.


아이를 키우다보면 아이들의 인지 발달에도 순서가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눈에 보이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눈 앞에서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고 손을 치우며 ‘까꿍’이라고 하면 존재하지 않았다가 갑자기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꺄르르 웃는다고 합니다. 엄마가 잠시 화장실로 자리를 비웠을 때, 엄마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우는 아이도 같은 이유에요.


하지만 시기가 지나면 눈 앞에 없어도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출근 한 엄마가 세상에서 없어진 것이 아니고, 가끔 만나는 할아버지가 만나지 않을 때에도 어딘가에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되죠. 이 시기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도 ’계속 존재한다‘고 인지하게 된다고 해요. 부모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과 같은 것들입니다. 3~4세 이전의 아이들은 직접 보거나 듣지 않으면 사랑이나 추억 같은 것들이 있었다가 또 없기도 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단호하고 분명하게 피드백을 준다고 하여 부모의 사랑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는 이 시기 이후에 본격적인 훈육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때가 되어야 혼내는 것과 피드백을 구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부모가 단호하게 말한다고 하여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지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되니까요. 눈에 보이지 않아도, 부모가 단호한 태도를 보여도 그것이 변치 않는다는 것을요.




회사에서의 피드백도 비슷한 것 같아요. 누군가를 혼내는 것과 단호하게 말하는 것은 다릅니다. 분명 피드백을 하는 사람의 태도와 분위기에 따라서 혼내는 것과 단호하게 알려 주는 것이 결정 되겠지만, 그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와 관점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지 않을까 해요.


좋은 피드백이 전달 되려면 주는 사람도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진심으로 고르고 골라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며 신중하게 말 해야겠지만, 좋은 피드백이 완성되려면 받아들이는 사람의 공감과 태도도 중요합니다. 단호한 피드백이 서로에게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그것이 모두 공동의 목표와 개인의 성장을 위한 것임을 헤아리면 좋겠어요.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 여전하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면서단호하게 피드백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또 그것이 매우 힘들다고 이야기 해요. 아이를 키우면서 깨달은 것은, 그것이 매우 힘든 이유가 피드백을 하는 사람의 진심만으로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믿음에 대한 의심없이 피드백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피드백을 받는 사람의 관점과 태도도 매우 중요합니다. 따끔한 이야기를 듣는다고 부모의 사랑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처럼요.


팀장 입장에서도 피드백은 힘들고 피하고 싶은 일입니다. 하지만 팀장은 공동의 목표와 개인의 성장을 위해 피드백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요. 여러 팀원들에게 피드백을 하다 보면 피드백을 하기 불편한 팀원들도 있습니다. 좋은 의도로 팀원에게 피드백을 했는데, 불편해 하거나 꼰대처럼 생각하는 팀원들을 보면 팀장도 그 팀원에 대한 피드백은 피하게 됩니다. 누가 손해인지는 생각해 볼 일이에요.


그래서 저는 피드백을 잘 하는 것도 역량이라 생각하지만, 좋은 피드백의 모든 부담을 팀장이 혼자 짊어 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피드백을 잘 듣는 것도 역량이자 능력이니까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합니다. 반사적으로 피드백을 튕겨내는 팀원들을 마주한 팀장님들은 팀원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과 애정을 느끼기 위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구나 라고 생각하시면 어떨까 해요. 팀장의 불편한 피드백을 마주한 팀원분들은 그것에 공동의 목표와 개인의 성장을 위한 선한 의도가 있음을 가정하고 들어보시면 어떨까 하고요. 피드백이 몸에 좋으면서도 쓰지 않은 약이 되기 위해서는 피드백을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니까요.



관련하여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 분은 인스타그램 @zseo_hj / 링크드인 @서현직으로 DM 주시면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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