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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성인 May 24. 2018

[강의] 미뇽과 낭만주의

낭만주의의 아이콘. 가곡으로 거듭나다


무지크바움. 동호회 클래식바움에서의 강의


압구정에 있는 음악감상 동호회 

무지크바움에서 독일가곡 강의를 했다. 

주제는 "미뇽과 낭만주의"이다. 


괴테의 소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에 나오는 이 소녀는 

낭만주의의 상징과도 같다 

비밀스러운 근원과 이국성, 

나이나 성별을 알수없는 외모, 

아이답지 않은 과묵함,  

늘 가슴에 차 올라 있는 그리움 

말은 어눌하지만 노래는 기가 막히게 잘하고

완벽에 가까운 솜씨로 달걀춤을 추는 이 신비한 캐릭터에는 

영원한 젊음으로 완성을 거부하려는

낭만주의의 심연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미뇽. 1886년 독일의 어느 사진 작가



소설에서 빌헬름이 이 소녀를 구해준 뒤 

이 소녀는 빌헬름을 보호자요, 아버지로 따르지만, 

소녀 안에 자라난 사랑에 이끌려 그를 또한 

연인으로 부르고 싶다. 

그러나 이를 모른 채 빌헬름은 그를 그저 

양딸로만 대하고 마침내 

그녀는 빌헬름의 결혼 소식에 

충격을 받아 죽고 만다. 


비록 괴테는 미뇽을 완성에 이르지 못한 

미성숙한 존재로 평가했지만 

낭만주의자들에게 그녀의 죽음은 

시문학의 죽음 그 자체로 받아들여졌다. 

현실에, 질서에, 성숙이라는 과업에 희생당하는

수많은 아름다운 상상력,

수많은 독특함, 수많은 날개달린 감성,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수많은 순수가 

미뇽의 현존재라고 여겼던 것이다. 


때문에 미뇽은 숱한 낭만주의 가곡의 

소재가 되었다. 이 강의에서는 

베토벤에서 베르크에 이르는 

낭만주의 가곡을 통해 

미뇽의 이미지의 변화상과  

거기에서 읽어낼 수 있는 

낭만주의적 신념의 변화상를 살펴 본다. 


https://youtu.be/WD3QKdmWaAo



18세의 슈베르트가 그려낸 미뇽은 

빌헬름과 함께 어디든 가고 싶은 

소녀의 그리움과 열정이 가장 순수하게 녹아 있다. 

이 곡에서 아직 작곡가는 낭만적 예술이 

더 많은 자유를 전해주리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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