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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산적생산자 Nov 17. 2019

직장인 해구대 이야기 04 : 퇴사는 아무나 하나

희망 퇴직, 다시 상품 등록, 알바, 건기식




벌써 겨울

다시 한 주가 지났다. 시간이 참 빠르다. 겨울 날씨가 되고 있다. 지난 주는 큰 일이 있었다. 아주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일이었는데 삶은 참 원하는대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원하는대로만 살 수도 없는 것 같다. 그리고 해외구매대행이 지금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 그리고 나의 구매대행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풀어보고자 한다.





퇴직을 희망합니다


회사에서 희망 퇴직을 받는다고 한다. 나는 회사를 내년 중순 정도까지 다닐 생각이었다. 그런데 내년 중순까지의 월급을 준다고 했다. 고민할 틈이 별로 없었다. 월~화 출장을 다녀와서 수요일에 그만 둔다고 말했다. 그런데 말이다. 조금 더 알아보고 했어야 했다. 인사팀 직원에게 문의를 해보니 나는 희망 퇴직을 신청하더라도 심의에서 떨어질 확률이 높다고 한다. 물리학 법칙으로 보자면 일률이 높은 직원이고, 사회경제학적인 용어로 표현하자면 가성비가 높은 사원이라고 볼 수 있겠다. 주 대상은 직급이 높고 팀에서 나가도 일하는 데 영향이 업는 사람이라고 한다. 미리 알아볼 걸 그랬다. 올해 말까지 하고 나가서 열심히 상품 등록할 꿈에 부풀어 있었는데 물거품이 되었다.


다행히도 팀장만 알고 있다. 위에 있는 임원도, 나의 동료들도 모른다. 팀장도 인사팀에 알아보고 나서는 내가 해당 사항이 없다는 걸 확인했다. 그럴거면 왜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했을까? 잠시동안 나의 머릿속에 펼쳐졌던 위로금, 실업 급여 등의 시뮬레이션은 시뮬레이션으로만 끝났다. 실업 급여를 받기 위해선 사업자가 없어야 하니 현재 사업자는 폐업해야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그럴 고민은 없어져서 다행이기도 했다. 그렇다. 나는 다시 회사를 열심히 다니기로 했고 해구대는 부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시 상품 등록


회사 생활은 유지한다는 결론이 났다. 어떻게 보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회사 다니는 것이다. 그만큼 마음과 몸은 썩어들어가겠지만 말이다. 다시 상품 등록을 시작했다. 계속 해오던 일이긴 하지만, 조금 더 속도감이 붙었다. 빨리 나오기 위해선 더 열심히 해야했다. 5대 마켓에 모두 올리는 게 목표이다. 5대 마켓이라 함은 스마트 스토어, 쿠팡, 지옥션 (지마켓 옥션은 같은 회사라 한꺼번에 업로드), 인터파크, 11번가이다. 약 1000개 정도의 상품을 리스팅 해놨고 현재 2개 정도의 마켓은 전체 업로드가 끝나간다. 2000개 정도의 상품이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이만큼 지겨운 일이 없다. 그래서 노동요가 필요하다. 음악보단 팟캐스트나 정보 전달형의 유튜브를 들으면서 상품 등록을 진행한다. 씨네 타운 나인틴, 슈카월드 등 내가 관심 있는 정보 채널을 들으면서 상품 등록하면 지루함이 덜하다. 리디북스의 오디오북 기능도 활용하는 편이다. 어느 정도 기계처럼 하기 때문에 많은 판단이 개입되지 않는다. 이렇게 멀티 태스킹 하면서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반복되는 작업에 손목에 데미지가 쌓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물리적 이동을 최대한 피하고 반복되는 일은 마우스 키에 단축키를 등록한다. X-mouse라는 유틸리티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마우스키에 붙여넣기, 여러 단계의 단축키, 페이지 내리기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등록할 이미지 찾을 때 폴더 한 단계 상위로 가서 검색창에서 키워드를 검색하는 것을 모든 마켓에 등록할 때 반복하는 데 그 단축키를 마우스 키에 심어놨다. 그것만으로 6번의 키보드 조작을 줄일 수 있었다. 이렇게 하나씩 찾아나가면서 개선해나가는 게 재밌다. 그리고 이전에 잘못하고 있던 걸 알아가면서 수정해나가는 것도 하나의 재미 아닌 재미로 볼 수 있겠다.







알바, 언제 쓰지?


알바는 지난 주 글에 채용해서 쓴다고 했는데 아직 구하지 못했다. 워낙 큰 사건이 지나가기도 했고, 나 혼자서 일하는 것과 사람을 쓰는 건 완전 차원이 다른 일 같다. 해구대 채팅방에 다른 직장인 분들은 알바를 많이 쓰는 것 같았다. 그만큼 상품 등록하는 속도가 빠를 것이다. 나는 현재 리스팅해놓은 상품이 별로 없기 때문에 내가 올릴 상품을 많이 정해놓고 리스팅 하고 나서 알바를 써야할 것 같다. 조금 미뤄질 것 같긴 하다. 늦어도 올해 안엔 알바를 써서 나의 월급을 쓰면서 상품 수를 늘여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후 스텝은 내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더라도 직원들이 알아서 돌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 해구대로 월 순이익이 200만원 정도 나오면 가능할 것 같다. 머나먼 일이라 아직은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있진 않다. 이왕이면 회사 다니면서 부업이 더 커질 때까지 키워 놓고 그만두는 게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집에서 놀고 있는 동생을 실장으로 고용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느 정도 여기까진 생각을 많이 해봐서 새로운 생각을 해보고 싶은데 너무 머나먼 일이라 일절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가 없다.







역시 건강에 관심이 많은 한국인


지금은 1000개 정도까지 카테고리를 이것저것 막 올렸는데 앞으론 1000개 단위로 큰 카테고리를 끊어서 그 안의 조합으로 1000개를 올릴 예정이다. 쿠팡 로켓직구를 보면 상위를 건강기능식품이 차지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재구매 확률이 높은 것은 보통 소비재인 경우가 많다. 나를 보더라도 멀티 비타민은 꾸준하게 원래 샀던 곳에서 사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식품의 경우도 떨어지면 다시 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좋아하는 전자기기와 건강기능식품, 식품을 주로 올릴 예정이다. 


제품을 소싱하는 과정에서 나에게 필요한 아이템이 있다면 직접 사서 먹거나 써 볼 예정이다. 재고를 갖고 있진 않더라도 내가 관심이 가는 상품을 잘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그런 건 필요없고 아무거나 올려서 팔리는 것의 주변 카테고리나 같은 브랜드 상품을 쭉 올리면 된다고 한다. 뭐가 팔릴지 모르기 때문에 아무것이나 올리는 게 맞긴 한 것 같다. 일단 건기식은 1000~1500개 정도 올릴 생각이다. 금지 성분이 많기 때문에 다른 상품과 다르게 하나씩 체크하면서 올려야 한다. 그래서 아직 시작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젠 시작해야겠다.






주문 근황


지난 주 상품 하나가 더 팔렸다. 지금까지 10월 중순부터 5개의 주문이 있었다. 일부러 팔리지 않도록 아주 고마진으로 설정해놓은 걸 감안하면 천사라고 볼 수 있는 고객들이다. 이런데 팔린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결국 뭐가 팔린진 모르고 팔릴 아이템은 팔린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오늘도 열심히 키보드와 마우스를 움직이면서 하루가 흘러갔다. 다음주는 시간을 많이 확보해서 많은 아이템을 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






마치며


개인적으로 크나 큰 변화가 있을 뻔한 한 주였다. 그럼에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요즘은 심심할 틈이 없다. 비는 시간이 생기면 무조건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원래 하던 일이 아닌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는 일은 힘든 일이다. 조금 더 전투적으로 해야겠단 생각이 들기도 하다. 대부분의 서류 업무나 자격은 다 갖춘 상태이기 때문에 찾아서 리스팅하고 올리기만 하면 된다. 알바를 쓰는 과정으로 넘어가는 게 현재 나에겐 큰 도약이 될 듯 하다.





+ 작가의 말 : 퇴직은 아무나 하나 어느 누가 쉽다고 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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