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갈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꼬마 May 10. 2024

<작별인사> 김영하

로맨스 소설이 아니었어!?

김영하 작가의 책을 톺아보고 있다. 원래 소설은 잘 안 읽었는데 지난가을에 논문을 쓰면서 번아웃이 와서 전공서적이나 교양서적 등에 진절머리가 났다.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책은 읽어야겠고, 정보를 머리에 각인시키기보다는 술술 읽을 수 있는 에세이나 소설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도서관에서 집어 온 책이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였다.


김영하가 여행을 하는 이유나 그의 삶의 단편들, 작품의 탄생 배경들을 알게 되자 그의 작품들을 읽고 싶어 졌다. 두 달 동안 김영하의 책을 7권 읽었는데 어제 읽기를 마친 책은 <작별인사>였다.

<검은 꽃> 같은 경우는 분량이 많고 역사공부까지 같이 하는 기분에 내용도 등장인물들의 신산한 삶의 이야기라서 다 읽는데 열흘 정도는 걸렸는데 <작별인사>는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작별인사라는 제목 때문에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인가, 혹은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과 관련한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인류의 종말에 관련한 이야기였다. 가까운 미래에 휴머노이드와 클론이 보편화될 때에 생겨날만한 윤리적이고 철학적인 고찰들을 소설에 담았다.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저자는 인간, 휴머노이드, 클론 등의 시선과 상황에 비춰서 감정이 곧 인간다움인 것인지, 몸이 곧 인간다움인 것인지, 사유가 곧 인간다움인 것인지, 의지가 곧 인간다움인 것인지, 혹은 죽음에 대한 인식이 곧 인간다움인지 계속 묻고 있었다. 유사 이래로 철학과 종교와 과학 등을 통해 인류가 끊임없이 질문해 온 것이기도 하다.


줄거리가 스펙터클 한 것도 아니고, 커다란 복선이나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SF적인 재미가 두드러진 것도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에 곧 겪게 될 문제들을 미리 그려보고 고민해 볼 수 있다는 면에서 유익했다.


오늘도 독서감상문은 이 정도만.

독서를 의무가 아니라 유희로 삼고 싶기에.

책 리뷰도 마음 내키는 만큼만!


매거진의 이전글 침팬지 폴리틱스-프란스 드 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