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들을 무엇이라 불러야 하나?

고흐는 운이 좋은 사람이니까.

훌륭한 인물이 모두 성공하거나 유명해지는 것은 아니다.     

유명하지 않은데, 성공한 가수보다 노래 잘하는 사람은 넘쳐난다.   

연기를 잘하는 순서대로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좋은 제품이라고 많이 팔린다는 보장도 없다.     

좋은 책인데도 1쇄도 못 팔고 절판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시대를 앞선 예술가는 몇 십 년이 지난 후에나 재 평가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혁신적인 예술가는 그런 평가조차 못 받고 묻혀버리고 잊혀진다.

죽은 뒤에라도, 재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고흐는 그래도 아주 운이 좋은 것이 분명하다.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 아니다. 국민 수준이 그들의 지도자의 수준을 결정한다.

당신과 나의 수준, 딱 그만큼의 정치인들이 지금 우리 지도자들이다.     

그런데.

아름답게 피어났지만 아무에게도 사랑받지(인식되지) 못 하고 잊히고 시들어버린, 들꽃 같은 이들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는가?     

성공하지 못했지만, 시대를 앞서간 훌륭한 인물이나 사상 따위를 정의하는(부를)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이 개념에 대한, 명명이 이렇게 생소하고 어려운 일이라면.

내 의식이 얼마나 단순한지를

내 시각이 얼마나 좁았던 것인지 알게 된다.     

장미와 튤립은 꽃이 되었고,

이름 없는 들꽃은 잡초가 되었다.     

나는 다만

아무도 알아채지 못 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세상에 널린 예쁜 잡초들에게

그들을 알아봐 주고, 수고했다고 다독여주고

그들의 이름을 지어주고

그들을 사랑하고 싶을 뿐이다.     

그런데, 무엇이 성공한 사람과 성공하지 못한 사람을 가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