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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주아빠 Jan 23. 2023

데이터 과학과 데이터 경험

데이터분석가의 데이터, UX의 데이터. PO의 데이터 관찰 스냅샷

작년 4분기부터 PM(PO?) 역할을 겸하게 되었다. 경력 대부분을 데이터 OOO 직무로만 일을 해왔기에, 데이터를 안쪽에서만 파헤치던 일들을 바깥의 시각에서 관찰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특히 UX 관점에서 바라보는 데이터를 체감할 수 있게 되어 (혼자)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일단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들은 유저나 행태를 추론의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유저가 여기 저기 흘린 로그들을 모아서 ‘이 시점에서 유저는 이런 잠재된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점들을 변수로 만들어내고 검증한다. 사전에 유저가 명시적으로 입력했던 정보들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가정을 깔고 가는 듯 하다.


하지만 UX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숨은 니즈를 ‘긁어낼 수 있는’ 정보를 제대로 입력하고 정확히 교환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유저의 뒷편에서 지레 짐작하는 추정에 추정을 거듭한 정보만으로 솔직한 속내를 알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에 차라리 응답을 받아내야 할 정보를 직접 물어보고, 이를 서비스에 잘 녹여내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보는 것 같다. 이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도록 적절히 얻어내는 흐름에 대해 잘 설계하는 것도 당연히 포함한다. 


그래서 UX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초기의 원데이터(raw data)를 열어보는 데 관심이 많다. 열 손가락을 셀 수 있는 데이터라 할지라도 그 의미를 한번 더 곱씹어보는 것 같다. 이와 다르게,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들의 손이 ‘앞서는’ 경우는 드물다. 사람의 인지 대신 어떤 모델 또는 어떤 도구를 검토하는 게 조금 더 익숙하다. 전체적인 경향성 내에서 패턴을 찾는 접근이 일종의 comfort zone이다. 그래서 데이터가 좀 더 모일 때까지 (통계적으로 유의미할 때까지?) 기다리고, 최초에 데이터 수집을 설계한 방식이 어딘가 미흡하여 정교한 분석이 어려운 경우라면, 다시 데이터를 ‘심는데’ 에너지를 쏟는 경우도 종종 있다. 


반면, 양 쪽 모두 어려워하는 점은 ‘좋고 나쁨’ 또는 ‘성공과 실패’를 정의하는 기준이었던 것 같다. ’n%를 넘기고 못넘기고 하는 지점’을 똑부러지게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은 몇 가지 데이터를 ‘비교’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제품 바깥에서 레퍼런스를 찾고(시장 내 유사제품, 카테고리 내 평균 등), 제품 내에서 다시 레퍼런스를 찾게 된다(과거의 릴리즈, 기존의 비슷한 기능 등). 나름 객관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UX 측면에서 정성적인 유저의 경험 수준을 대략적인 지표로 말할 수 있다면 그것도 의미있다고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어떤 AI제품을 도입한다고 할 때에 이 모델의 정확도나 성능지표가 반드시 월등할 필요는 없다. 전체 서비스 이용 상황에서 적절한 경험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둔다면, 정확도가 다소 낮더라도 서비스 적용에 문제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양 쪽의 체감 끝에서 든 생각은 어디서 출발한 고민이든 ‘제품 성공’이라는 초점을 놓쳐서는 안되겠다는 점이다. 그 전제 하에 데이터의 ‘과학’과 ‘경험’을 잘 비벼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아무튼 고민할 거리는 더 많긴 한데, 이 지점에서 스냅샷만 우선 글로 적어 남겨본다. 특히 데이터 세상에서 오랜 시간 보낸 분들 중 이러한 경험 또는 시행착오를 먼저 겪은 분들이 계실거라 간접적인 도움을 받고 싶은 생각도 크다.


(모든 데이터 OOO 분들을 대리할 수는 없으므로 ‘-한 것 같다’는 말투로 감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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