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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광웅 Jul 22. 2016

100일 내가 본 유럽-잘츠부르크

닮음, 영화

2015년 11월 10일


호엔잘츠부르크 성이 올려다 보이는 레지덴츠 광장


닮음- 호엔잘츠부르크

                  

성에서 바라본 잘츠부르크는 멋있었다.

프라하와 똑같이 에메랄드 색 건물들과 비잔틴 양식이 보이지만 여기는 검은색 프라하는 빨간색이었다. 검은색이 주는 느낌은 예쁘다는 것보다는 멋있다는 느낌이었다.

그 사이로 흐르는 잘차흐 강의 야경도 멋있었다. 한참을 야경을 바라봤다.

'유럽 100일 여행 中 D-87'

                                                

프라하의 블타바 강변에서 프라하 성이 보이듯 잘츠부르크의 잘차흐 강 너머엔 호엔잘츠부르크 성이 보인다. 프라하의 전경을 보기 위해 프라하 성으로 향한 것처럼 나는 잘츠부르크의 전경을 보기 위해 호엔잘츠부르크 성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잘차흐 강을 건너 구불구불 얽혀있는 구시가지 길을 지나 구비구비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니 나의 발은 구시가지의 제일 높은 장소인 호엔잘츠부르크 성에 도달했다.


보수 중인 동상. 모차르트 광장


호엔잘츠부르크 성에서 보이는 잘츠부르크는 프라하와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프라하가 빨간 지붕으로 도시를 예쁘게 채색한다면 잘츠부르크는 검은 지붕으로 도시를 멋있게 그려낸다. 끝없이 펼쳐진 들판 너머로 알프스의 산맥이 보이고 노랗게 물든 나무들은 햇빛을 받아 더욱더 아름답게 타들어간다. 그리고 그 사이에 잘차흐 강이 유유히 흐른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잘츠부르크는 산과 어우러져 강직하고 곧은 풍채를 드러낸다.


노랗게 빛나는 잘츠부르크의 전경
호엔잘츠부르크 성에서 바라본 전경
잘츠부르크의 전경


나는 잘츠부르크의 야경을 보기 위해 전망대 위에 자리를 잡았다. 잘츠부르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도시의 멋을 더해간다. 저 멀리 보이는 산맥이 붉게 물들어갈수록 도시의 조명은 더욱더 환하게 빛나며 에메랄드 색의 쿠폴라도 검은 지붕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도시가 모두 어둠에 잠기면 잘츠부르크는 자신의 색을 숨기고 주홍빛으로 반짝반짝 빛을 내기 시작한다.


잘츠부르크의 야경


검은색의 잘츠부르크와 빨간색의 프라하는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지만 다른 색을 지니고 있었다.
잘츠부르크와 프라하는 정말 닮았다.



2015년 11월 11일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 시작 장소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가 있기 때문에 투어가 있는 위치로 이동했다.

처음에 위치를 잘 몰라서 물어보면서 겨우 버스를 찾았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영화에서 나왔던 장소를 찾아가는데 할리우드와 실제 장소가 어떻게 다른지 비밀을 밝혀내는 투어였다.

가이드분은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셨는데 이분이 너무 재밌게 이야기하셔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투어에 참여하였다.

'유럽 100일 여행 中 D-88'


▶ 듣기 ♬ ♩~

Do-Re-Mi Song ⓒYoutube


Do a deer a female deer ~♪

명작 중에 명작으로 꼽히는 영화 'Sound of Music'.

초등학교 음악시간에 누구나 한 번쯤은 불러봤을 익숙한 멜로디는 세월이 지나도 끊임없이 회자된다.


투어 버스 안에서 보이는 모차르트 다리


학창 시절 선생님들은 시험기간이 끝나면 시간을 때울 겸 영화를 틀어주곤 하셨다. 젊은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입맛에 맞추어 최신 영화를 보여주셨지만 일부 고지식한 선생님들은 언제 만들어졌는지도 가늠이 안 되는 고전 영화들을 틀어주셨다. 'Sound of Music'도 그 오래된 영화 중 하나였다. 시나리오의 급박한 전개와 시선을 집중시키는 화려한 영상 연출에 익숙해진 우리들에게 'Sound of Music'은 너무나 지루했다. 이때마다 우리는 영화 관람을 취침 시간으로 활용했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살아남는 학생들은 극소수였다. 'Sound of Music'은 오래되고 진부한 영화였다.


내가 'Sound of Music'을 다시 접하게 된 것은 유럽 여행을 계획하면서였다. 잘츠부르크 일정을 준비하던 중에 'Sound of Music' 투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불현듯 영화의 줄거리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머릿속에서 줄거리가 대강 그려지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이 떠오르지 않았다. 나는 결국 시간을 할애해서 'Sound of Music'을 다시 시청했다. 영화의 내용은 예전과 변함이 없이 똑같았지만 내가 보고 있는 영화 속에서 잘츠부르크의 모습이 비치자 영화가 내게 가져다주는 내용이 전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레오폴츠크론 성
헬브룬 궁전 옆 파빌리온
눈에 띄는 논베르크 수녀원
몬드제 성당


나는 잘츠부르크에서의 'Sound of Music' 투어를 통해 직접 영화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투어는 전용 버스를 타고 영화 속 주요 명소를 방문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투어 일행을 이끌어 갔던 가이드 할아버지는 영화 속 장면을 그 당시 시대적 상황과 할리우드 영화의 촬영 방식을 위주로 재미나게 설명해주셨다. 투어는 봉트랩 일가의 저택이 있었던 레오폴츠크론 성을 시작으로 첫째 딸 리즐의 무대인 파빌리온이 위치한 헬브룬 궁전, 오스트리아의 드넓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볼프강 호수, 마리아가 결혼식을 올렸던 몬드제 성당, 마지막으로 도레미 송의 촬영지인 미라벨 정원으로 이어졌다.


가이드님은 장소를 이동하실 때마다 영화 장면과 관련된 ost를 틀어주셨다. 가이드님이 낮은 목소리의 마리아가 되어 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버스 안의 일행들은 아이들이 되어 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그 덕분에 나는 영화 속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르면서 내용을 그려나갈 수 있었다. 장소 하나하나를 발로 밟을 때마다 내 귓가에는 영화 속 ost가 계속 맴돌았다. 어느샌가 나도 영화 속 아이들이 되어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미라벨 정원


잘츠부르크 덕분에 나는 'Sound of Music'이 주는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마리와 아이들이 마치 곁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듯 그들이 부른 노랫소리는 그들을 그려내기에 충분했다. 영화는 잘츠부르크 속에 음악을 녹여내어 잘츠부르크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잘츠부르크에서의 추억은 영화와 함께 내 머릿속에 기억될 것이다.


잘차흐 강
모차르트 다리와 잘차흐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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