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은형 Jun 18. 2023

출판사 대표가 되어 첫 책을 내어 보니... 14

아라비아의 왕자를 만났던 걸까?

   

아라비아의 왕자를 만났던 걸까? 


서울국제도서전(SIBF)에 참가 중인 책마을해리에서 출간했던 <메타버스 디톡스쿨, 2022) 저자 사인회에 갔다.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2023 서울국제도서전 주빈국인 아랍에미리트(UAE)의 대표적인 문화 도시 샤르자(Sharjah)의 특별관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평소 이슬람 문화에 유독 매력을 느끼는 터라 무조건 행사장을 둘러보았다. 


샤르자의 전통문화를 간단하게 체험해 보는 코너와 책들이 전시되었는가 하면 아랍어의 독특한 캘리그래피 작가의 작품도 선물 받고 향유와 독특한 커피와 다과도 맛볼 수 있는 흥미진진함이 있었다. 무엇보다 나의 눈길을 끈 것은 터번을 한 아랍 남성들의 흰색의상이었다. 유독 아랍식 로브를 좋아하는 나의 패션 취향은 전통의상과 양복을 입은 10여 명의 샤르자 남성들이 둘러앉은 곳으로 시선이 갔고, 갑자기 그들에게 <foodstyle의 인문학 수라, King’s Dinner> 북패키지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빈 의자가 있길래 앉아도 되냐고 묻고 그들이 대답할 겨를도 주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곤 당신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다고 한국말로 말하니 껄껄 웃으며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단다. 그래서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고는 통역사를 불러서 도와달라고 하니 아랍어를 하는 스탭이 왔다. 그런데 통역 스탭이 아랍어를 하려다 약간 쭈뼛거리는 느낌이 들더니 자신은 아랍어를 잘못한다고 영어로 내 이야기를 통역하던 중 다른 업무를 봐야 한다며 서둘러 갔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함께 앉아 이야기 나눈 샤르자 남자들이 샤르자 왕실 고위대표단이었단다. 어쩌면 그래서 젊은 통역 스탭이 좀 긴장하고 어려워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내가 너무 횡설수설 <foodstyle의 인문학 수라, King’s Dinner> 북패키지의 수출과 교류 제안을 한 것일까? 하하하. 


샤르자 사절단 중 반절은 황당한 표정이고 반절은 웃음이 가득한 흥미진진한 얼굴로 나의 이야기와 수라 북 패키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가격도 물어보고 대표는 누군지도 물어보았는데 내가 대표라고 하니 3분의 2가 웃었다. 그래도 나는 굴하지 않고 그들 중 대표라는 사람에게 딱 한 장 남아 있던 명함을 전해주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더 덧붙였다. 나를 꼭 당신들 나라로 초대해서 당신들 나라와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동질성과 차별성을 책과 교육 콘텐츠로 만들어서 상생해 보자고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통역사가 바쁘다고 일어서는 바람에 대화가 단절되었다.



어쩌면 내가 동물원 원숭이처럼 그들에게 스스로 구경거리가 되었던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5분 넘게 횡설수설 깔깔거리며 이야기하는 나에게 모두 초집중하며 가격이 좀 비싸다는 의견을 주기도 하고 무엇을 원하냐고 묻기도 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샤르자의 특제 커피를 따라 준 것은 물론이다. 그들에겐 나의 돌발적 침입? 과 수라 킹스디너 북패키지와 떠벌이는 나의 이야기 모두 매우 흥미로운 듯했다. 내가 약장수 소질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하하 


집에 돌아와 샤르자에 대해 검색해 보니 마침 올해 11월에 ‘샤르자 국제도서전(Sharjah International Book Fair)’이 열리는 것은 물론이고 샤르자가 책을 통한 교육과 문화의 부흥을 꿈꾸는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 출판사와 작가들을 초대가 결정되어 있는 듯하지만 난 결심했다. 샤르자에 내 책을 수출하고 우리나라 전통문화교류와 교육프로그램 또한 함께 지적 콘텐츠로 수출해야겠다고.... 무엇보다 비즈니스 영어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먼저인듯하다. 그리고 책 해외 진출의 절차와 번역 등의 업무 또한 공부해 가야겠다. 



샤르자와 정부의 협약 관련하여 1인 출판사에 대한 지원도 늘려간다는 정부 정책 방향 또한 놓치지 말고 기회를 잘 살펴야 함은 물론이다.


UAE의 출판산업은 2025년 6억 5000만 달러를 목표로 하며 아동과 청소년의 창의성, 독서 습관 및 창의적인 사고를 증진하는 ‘샤르자 어린이도서전(Sharjah Children’s Reading Festival, SCRF)’도 주최하고 있다. <교육과 휴식> 에이전시의 교육과 food에 대한 미래비전을 담아 글로벌 비즈니스로 연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셰이크 파힘 알 카시미 2023 서울국제도서전 샤르자 사절 단장의 " 동질화되는 글로벌 문화 속에서 특별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혁신을 구축하고자 하는 비전이 필수"라는 기조연설에 급 동감하며 <foodstyle의 인문학 수라, King’s Dinner>의 해외수출 비전을 읽었다.

 

암튼 나의 무모한 용기와 호기심은 늘 내 삶의 영역을 확장시키며 더 큰 범주에서의 삶으로의 성장을 도왔다. 영어도 못해서 버벅거리고, 비즈니스의 기본도 몰라서 계약을 성사시키거나 그들과의 교류를 성사시키지 못했다고 자책하기 전에 스스로의 용기로 샤르자 왕실대표단들과 함께 앉아 웃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의 순간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칭찬하자.


어쩌면 사진 찍기를 거절한 네 명 중 한 명이 샤르자 왕국의 왕자였을지도 모른다. 

난 결국 아라비안나이트의 왕자를 만났던 것일까? 

엄청 재미있는 비즈니스 체험이었다.  


#샤르자

#2023서울국제도서전

#Sharjah


( 2023. 6. 16. 토요일 )  

작가의 이전글 출판사 대표가 되어 첫 책을 내어 보니... 1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