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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석변호사 Jun 20. 2022

21. 코필러 주입술 후 발생하는 피부괴사

코필러주입술 후 피부괴사가 발생하는 기전, 예방조치 및 판례의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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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코필러주입술의 시장현황


필러주입을 통한 안면부 미용성형시술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실시되어 왔는바, 현재까지 필러의 임상적 효용성에 대하여는 미간, 팔자주름 등에 대하여만 제한적으로 인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무적으로는 훨씬 광범위하게 미용성형시술에 이용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부작용 사례도 꾸준히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필러 부작용으로는 1) 필러주입부위의 피부괴사, 2) 필러의 이동(migration)에 의한 색전(embolism) 등이 있으며, 이 중 1)의 경우는 국소적 증상에 그치는 반면, 2)의 경우는 생명에 위험이 발생하거나 주요 장기의 기능을 잃게 되는 치명적 결과가 발생하기도 하는 점을 고려할 때, 단지 시술시간이 짧다는 이유만으로 필러주입술을 가볍게 생각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 미용성형업계에서는 필러, 보톡스시술 등을 일컬어 쁘띠(petit) 성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간단하고 안전한 의료행위라 홍보하는 경우가 많으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술소요시간과 그 부작용의 치명성이 반드시 비례적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기에 이러한 의료기관 홍보카피를 그대로 신뢰하는 것은 위험하다 할 것이다. 오늘은 필러시술 중 코필러주입술 후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하여 짧은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바 관심 있는 분들께 참고를 권한다.



1. 코필러주입술의 재료(성형용 필러 및 히알루론산)


'성형용 필러'란 얼굴 부위의 시각적인 개선을 위해 피하에 주입되어 채우는 것을 목적으로 약리적 작용 없이 스스로 부피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을 말하는데,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은 성형용 필러의 원재료로서 인체조직 내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을 구성하는 다당류(polysaccaride)의 일종이다. 다른 성형용 필러와 달리 히알루로니다제(hyaluronidase)를 주입하여 녹이는 것이 가능하여 성형용 필러주입술을 시행할 때 가급적 히알루론산을 사용할 것이 권고되고 있다.



2. 코필러주입술의 방법


코필러 주입술은 콧대를 높이거나 코 끝을 올리는 등 미용적인 목적으로 코에 필러 물질을 주입하는 성형술이다. 일반적으로 코필러주입술은 융비술(augmentation rhinoplasty : 콧대를 높이는 시술) 첨부성형술(Tip plasty : 코 끝을 교정하는 시술)로 나눌 수 있다. 의사에 따라 코 끝에서 필러를 주입하거나 직접적으로 패인 곳에 필러를 주입하는 등 시술방향이 다를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코 끝에서 접근하며, 연골층 또는 골층의 바로 위, 피하지방층 아래의 공간에 1mL 이하의 필러를 주입한다.



3. 합병증


코필러 주입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는 주로 혈관과 관련된 합병증이 많다.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필러 물질이 동맥 내로 주입되어 안각동맥(angular artery), 비배부혈관(dorsal nasal artery) 등을 거쳐 안혈관(ophthalmic artery)까지 역행하여 주행한 뒤 중심망막혈관(central retinal artery)을 막아 실명이 발생하는 경우다. 두번째 합병증으로는 끝 및 부익부의 피부괴사인데 이 역시 필러가 혈관에 들어가 혈관 내부를 막는 색전(embolism)으로 역할하거나, 너무 많은 양의 필러를 주입하여 혈관외벽을 압박할 경우 발생한다. 세번째 합병증은 혈종(hematoma)인데, 비배부는 혈관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으므로 바늘이 혈관을 찔렀을 경우 발생할 수 있으며 3가지 합병증 중 가장 가벼운 수준의 것이라 볼 수 있다.



4. 예방조치


위와 같은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① 코와 이마의 혈관 해부학에 대하여 잘 숙지하고, ② 필러 물질이 비배부혈관에 들어갈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반드시 정중선(midline)으로만 주사해야 하고, ③ 한 번에 많은 양을 주사하거나 좁은 영역에 많은 양의 필러가 주사되지 않게 총량을 조절해야 하며, ④ 가는 바늘을 선택하고 필러주사 전에 역류검사를 시행하여 주사기의 바늘 끝이 혈관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하고, ⑤ 가능하면 히알루론산 외의 필러 물질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5. 판례의 동향


 코필러주입술 후 발생한 의료사고 사건을 수행하며 최근 5년 간의 전국 지방법원 판례들을 검토할 기회가 있었는바, 소송이 제기된 사고의 유형은 대부분 1) 코필러주입술 후 실명이 발생한 경우, 2) 코필러주입술 후 피부괴사가 발생한 경우로 구분할 수 있었다. 1)의 사례에서 의료기관의 과실이 부정된 사례를 확인할 수 없었고, 2)의 사례에서는 입증을 위한 소송활동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일부 사례(민사소송 1건이었음)를 제외하고는 모두 의료기관의 과실이 인정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물론 내가 검토한 판결문에는 비공개신청이 이루어진 형사판결문이 배제되어 있었기에 전수조사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공개된 민,형사 판결문의 일반적 내용에 비추어 본다면 의료기관이 면책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환자측의 진료지도 불응, 특수한 해부학적 구조, 기왕증의 상당한 개입 등)이 없는 이상 코필러주입술 후 피부괴사, 실명 등의 증상이 발생하였다면 의료기관의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6. 소결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성형용필러주입술의 경우 시술소요시간이 짧은 것일 뿐 다른 외과적 성형수술에 비하여 현저하게 안전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특히 외과적 수술을 받은 경우 일정한 시간동안 의료기관 내에 입원하여 전문가에 의한 경과관찰을 받는 것과 달리 필러주입술을 받은 환자는 일단 집으로 귀가하여 스스로 경과관찰을 해야하는 환경에 이르게 되는바, 만일 코필러주입술을 받았다면 귀가한 뒤 환부를 면밀하게 관찰하여 조금이라도 이상증상이 발생할 경우 즉시 의료기관에 연락을 취한 뒤 신속하게 의료기관에 내원하여 후속조치를 받을 수 있는 시간적, 물리적 여유를 확보하는 것이 권고된다. 특히 일상생활에 바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또는 일과 후 저녁시간에 잠깐 시간을 내어 시술을 받은 후 바로 다음날부터 출근을 하는 등 일과에 복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이는데, 필러 주입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고려한다면 적어도 필러주입술 후 1~2일 정도는 휴가를 내어 온전히 경과관찰을 하고 유사시 응급조치를 받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합병증 이로 인한 2차적 피해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길일 것이라 생각한다.





관련 문의 : 정현석 변호사 (법무법인 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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