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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용 Feb 09. 2021

Day 26,  내게 필요한 공부

숨고르기 연습, 서른여섯의 마지막 기록.

스스로 찾아서 하는 공부만큼
재밌는 게 없다고 생각해요
당신은 내년에 무엇을 배우고 싶나요?
공부하고 싶은 분야는 무엇인가요?


 

 내년까지는 휴식기를 가질 계획이어서 일하면서 하지 못한 것들을 해보려 생각 중입니다. 그런데 막상 하고 싶은 것들을 염두에 두다 보면 괜한 조바심이 생길 것 같아 많은 것에는 욕심내지 않으려 합니다. 몇 해 전 회사 파업으로 4개월여를 쉴 당시에 야심 차게 테니스를 배워보겠다며 시작도 하기 전에 20만 원의 거금을 들여 라켓을 샀었는데요. 몇 번 쳐보지도 못하고 신발장에 고이 모셔두는 신세가 됐습니다.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어서 그런지 이상하게 시간을 내기 쉽지 않더라고요. 내년엔 꼭 제 여가를 테니스 코트에서 쓸 수 있게 ‘공부’하려 합니다. 운동하는 것, 그것도 여가를 땀 흘리는 데에 쓰는 것도 굉장한 노력과 공부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 관한 공부’도 꼭 끝내고자 합니다. 사실 올해부터 시작하고자 했던 일인데 12월은 아무 생각 하지 말자 주의로 지내왔던지라 복직하기 전엔 꼭 정리를 끝내고자 합니다. 저는 아직 저를 잘 모르겠거든요. 어떤 부분에서는 이상하리만큼 꼬여있는 부분도 있고, 과잉적으로 두려워하는 영역도 있고요. 제 안의 소리를 잘 들여다봄으로써 그런 감정들이 어디로부터 비롯됐는지를 꼭 한 번 들어보려 합니다. 한 번 크게 엎어지고 나니 또다시 엎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적어도 그 이유를 적확하게 인지하고 있다면 다시 넘어졌을 때 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마인드맵을 그리면서 생각을 정리하려고 며칠 전 4절지를 사러 문구점에 갔다가, 4절지 크기를 보고 잠시 생각에 빠졌습니다. 4절지 앞에서 마인드맵을 그리고 있을 저의 모습이 조금은 궁상맞아 보이겠더라고요. 그래서 8절 스케치북을 집어왔습니다. (웃음) 그러고 보니 테니스도 그렇고, 저에 관한 공부도 그렇고. 저라는 사람은 역시 장비부터 준비해야 일이 되는 부류의 사람이네요.




이 글은 2020년, 서른여섯 끝자락에 서서 지난 날을 되돌아보며 쓴 글입니다.

2020년 12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magazine 컨셉진으로부터 총 31개의 질문을 받고,

매일 서른하나의 대답을 1000자 이내로 하며 써 내려간 기록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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