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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승혜 Jun 30. 2020

고독해도 괜찮아 (feat. 사주명리학)

6월 30일 

소싯적(?)에 종종 사주를 보러 다니곤 했다. 뒤늦게서야 사주팔자는 본인 스스로가 들여다봐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고 길바닥에 뿌린 돈이 어찌나 아깝던지. 내 사주를 남이 잘본다는 말은 좀 이상한 말이다. (물론 엄연한 학문인 만큼 공부를 많이 할 수록 해석의 깊이는 달라지겠지만) 나만큼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가볍게 넘겨다본 바로는 사주팔자에 개입되고 고려해야할 사항이 너무 많다. 


사주팔자=미신이라는 인식이 워낙 팽배해서 사실 여기에 적기도 뭣하고 친구들에게 말하면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보듯 안타까운 눈빛을 보내곤 한다. 사실 과학적 근거를 들이대라면 명리학자들의 말이 다소 곤궁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나는 순환하는 자연(절기)을 토대로 한다는 점, 별자리를 기본으로 하는 서양의 점성술과 어느정도 궤를 함께 한다는 점, 최소 700년 이상 이어져온 학문이라는 점에서 터무니없는 잡술로 보고 싶진 않다.  하다못해 얼마전에 심심풀이로 본 다큐 시크릿(맞다 바로 그 베스트셀러의 다큐판을 본 것..)에도 우주의 기운(아...박전대통령이 코미디로 만들어서 똑땅해)을 설명할 때 양자물리학자들이 나와서 설명을 하더란.

하나 더 강조를 하면 이건 신점이 아닙니다...아니에요.. 무속인들이 오방기 흔들고 쌀 던지는 신점이 아니라고요..ㅎㅎ 


내가 이해하는 사주팔자는 가볍게 표현하면 자연의 이치 같은 것이다. 사계절 같은 것이다. 꽃이 피었으므로 지고 봄이 되었으므로 새싹이 나고 겨울이므로 겨울잠을 자고..뭐 그런거다. 그런데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저마다 가지고 있는(태어난) 기운이 달라서 저만의 사계절의 순환도 다르고 기간도 다르다. 그러니 내 기운과 계절 순환 주기(?) 정도를 알아두면 많이 고단할 일도 조금 덜 고단할 수 있고 무언가를 할 때 적절한 타이밍을 잡기도 좋다. 또....세상만사 이유 없는 일 없다지만 도통 이유없이 뚜까 맞고 있는 상황이라면 미약하나마 이유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 


나는 고미숙 선생님의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를 통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됐다. 솔직히 명리학을 다루는 책인줄도 모르고 읽었는데 같이 책을 읽은 친구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덩달아 신이 나서 사주 원국 보는 법부터 하나씩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로써 나는 이전에 도사님들이 내게 던졌던 말들을 하나씩 복기하며... 나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가면서 무한 '아....!', 탄식인지 감탄인지 모르는 나직한 비명을 질러댔던 것이다... ㅎㅎ


명리학에 더 깊이 빠진 친구가 강헌 선생님의『명리』를 추천해줬다. 고미숙 선생님의 책이 명리학이 이런거다 살짝 일러주며 그러니 인생은 요렇게 살아가보자 어르는(?) 인문서라면 강헌 선생님의 책은 친절하게 명리학의 개념을 잡아주고 음양오행부터 차근차근 사주원국 보는 방법을 안내해주는 인문서+실용서의 형태를 띈다.


강헌 선생님의 말대로 사주팔자는 지도와 같은 것이다. 모두의 목적지는 '죽음'이므로 그리고 그 종착지는 누구도 피해가지 못하므로 지도가 없어도 그만이다. 그러나 지도를 보면 내 위치와 내가 걸어온 길, 앞으로 가야할 길을 대강이나마 파악할 수 있다. 가야할 길이 정해진 것이 아니다. 그 안에도 무수하게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 명리학자들이 강조하듯 운명(運命)의 운은 움직일 운자이다. 명은 정해져 있지만 명까지 가는 길은 내가 얼마든지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내 사주를 가볍게 만세력으로 풀어보면, 그러니까 이제껏 내 사주를 봤던 이들은 다들 '쓰읍..' '어우...'하는 탄식일지 감탄일지 모를 나직한 비명222을 내뱉곤 했는데. 그도 그럴것이.


무오일주 겨울생에 비겁과다, 축축병존이라니!


일주에 제왕은 또 뭐야...아이구야.. 이보다 더 강력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또 있을까 모르겠네. 그래서 내가 석가모니 부처님을 좋아해...는 뻘소리인데 신기하게 무오일주가 불교쪽과 인연이 깊다고 한다..(..) 이러니 내가 프리랜서의 길을 걷고 결혼에 관심이 없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오해는 하면 안되는게 그렇다고 이 사주가 내 뜻대로 안되면 딥따 들이받고 싸우고 이런 사주가 아니다.  사주팔자를 풀면 네 개 기둥, 여덟개 글자란 뜻인데 나는 8개 글자 중에 무려 6개가 토, 즉 흙이다. 흙은 모든 기운을 품는다. 엄마의 대지 그 자체. 그러나 대지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고집이 세다고 표현되는데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사사로운 고집이 아니라 본인 신념에 대한 고집이라고 보면 된다.  해서 신념에 대한 도전을 받을 때는....^^  내 사주를 본 사람들의 공통적인 말은


아이고..고독하네. 고독해. 그래도 본인이 괜찮으니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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