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트레스 해소법, 청소

더럽거나 어지러운 것을 쓸고 닦아서 깨끗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 청소. 매일 의례적으로 하는 청소가 아니라 '작정하고' 청소를 '결심'할 때가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마음이 번잡하고 정리해야할 때가 있을 때 나는 청소를 결심한다. 머리카락을 질끈 틀어 올리고!


특히 화장실 청소를 할 때면 마음의 정리 정돈 효과가 배가되는 것 같다. 고백하건대, 나는 어릴 때부터 화장실 청소를 좋아했다. 학창시절, 친구들은 화장실 청소를 벌로 생각했다. 실제로 선생님들은 잘못을 저지른 친구에게 화장실 청소를 시켰다. 하지만 나는 화장실 청소를 자처했다(이건 내가 평소에 죄가 많아서 본능이 시킨 것일 수도 있다). 더러웠던 변기에서 빛이 발산될 때의 쾌감. 그 깨끗해진 과정 속에 나의 노동이 배어있다는 것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뿌듯함을 느꼈다.


이 감정은 지금도 동일하다. 물론 화장실(욕실)이 깨끗하면 좋다. 이곳은 가장 더러운 것을 배설하는 곳인 동시에 가장 깨끗해질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왕이면 매일 청결을 유지하고 싶은 욕망도 있다. 화장실이 깨끗하면 나의 몸과 마음도 정화된 듯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마음이 번잡할 땐, 내면 정리를 변기 청소로 푸는 습관이 있다.


내가 아는 누군가도 스트레스 푸는 방법으로 대청소를 선택한다고 했다. 정신 없이 청소를 하다보면 잡념이 사라진다고 했던 것 같다. 잡념, 스트레스라는 게 쌓인 상태는 먼지가 잔뜩 쌓인 물건과 공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것들을 깨끗하게 만들어가면서 자가치유할 수 있다.


꼭 내면 정리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청소 이후에 깨끗해진 결과와 마주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깨끗함은 더러움보다 확실히 좋다. 얼마 전, 나는 또 열심히 화장실 청소를 했다. 열과 성의를 다해서 말이다. 잡념을 지우고 번뇌를 물로 씻어냈다. 구석구석 찌든 때를 정밀하게 닦아내면서 아주 사소한 것들도 정리했다. 그런 후 이렇게 글로 배설한다. 마음이 조금은 안정화된 것 같아 행복한 지금이다.


- 201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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