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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미소들을 위로하는 영화
<소공녀> 리뷰

겨울이면 더 생각나는 영화

넷플릭스에서 볼 만한 영화를 찾다가 <소공녀> Play 버튼을 눌렀다. 겨울이면 더 생각나는, 겨울과 더 어울리는 작품.


"30대가 넘고 나니 새삼 '우리 사회가 너무나 살기 힘든 구조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집값은 너무 비싸서 아무리 모으고 모아도 집 구하긴 힘들고, 어느새 친구들은 다 사라지고... 제 고민들을 한데 모아 재미있게 풀어보려고 했죠. '나만 힘든 게 아니지 않나'라는 질문과 공감을 나누고 싶었어요." - 전고운 감독


이솜 얼굴, '미소'에 찰떡이다!❤


주인공 '미소'는 하루 한 잔의 위스키와 한 모금의 담배, 사랑하는 남자친구만 있다면 다른 건 필요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3년째 가사도우미를 하며 근근이 생계를 잇고 있는 미소. 그렇게 살아가던 중 특별한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여행의 계기는 '월세 5만원 인상' 때문이었다. 위스키와 담배 가격마저 올라 생활비가 빠듯해지자 덜컥 집을 포기해버린다. 대담한 선택 아닌가! 짐을 싸서 나와 친구들과 과거 밴드를 함께 했던 이들의 집을 방문해 도움을 청한다.



한때 모든 것을 나누던 친구들. 잘 살고 있는 줄로만 알았던 친구들의 집을 들어서자 문제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도움을 청하기 위해 찾았는데 되레 미소가 그들에게 힘이 되는 아이러니한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집은 있지만 저마다의 아픔을 갖고 살아가는 미소의 지인들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인상적인 건 그냥 머무르긴 미안한 미소가 달걀 한 판씩을 사서 방문하는데, 그 달걀로 반찬을 만들어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한다는 점이다.



미소는 세상에 내려온 천사가 아닐까. 현실에선 볼 수 없는 진귀한 캐릭터다. 한약을 먹지 않으면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하고, 집이 없어도 작은 것들에 만족하고 행복을 찾는 그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처량함은 뒤로한 채 타인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마인드. 천사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아파트가 빼곡한 서울에서 두 다리 펴고 누울 방 한 칸 차지하지 못하는 미소의 상황. 그저 웃을 수만은 없는 씁쓸한 현실이다. 극단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현 시대의 많은 청춘들이 비슷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영화가 나온 게 5년 전인데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다루고 있어 많은 이들이 공감하며 보리라.


<소공녀>는 무겁고 아픈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그러나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위트 있는 상황들로 재미있게 완성해낸 게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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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미소들이 너무 많다. 그러나 희망을, 미소를 잃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감독은 주인공의 이름을 미소로 짓지 않았나 싶다. 차디찬 현실이지만 미래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니까! 어찌됐든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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