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는 너무 가까운 사이여서 소원하게 지냈다는 늦은 깨달음
나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어린 시절의 나에게서
지금의 나를 만나기까지, 멀리 돌아
밀봉된 나에 대해
펄럭이는 나에 대해, 여전히
돌아오지 않는 나
보내지 못한 나
반짝이는 나에 대해
나를 읽기까지 오래 걸린 나에 대해
나와 나는 가까운 사이여서 소원하게 지냈다고
긴 시간 허비한 후 알게 된 사실에
예사로이 흔들려, 그러게
손 닿으면 바로 닿는 나여서
쉽게 추어주지 못한 늦은 깨달음에
서투른 배회에 이른 나
미루어 둔 나에게, 어쩌면
놓쳐버린 나를 맞으러 가는 시간
여전히 펄럭이는 나를
만약에 그리워질 나를 만나러
불현듯 그리워진 내가 동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