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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Jul 22. 2020

감정과 나의 사이.

내 감정의 결을 평탄하게 만든 방법들. 


1. 저주가 아닌 축복을.

사실 처음에는 누군가를 축복하기가 너무나 어렵다. 날 괴롭히는 상대를 어떻게 저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다만 상대의 악함과 무관하게 내가 나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문제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산 없이 나갔다가 비를 쫄딱 맞으면 열 받고 화나지만 일기예보를 확인하지 않은 나를 탓할일이지,

하늘을 탓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 상대의 모든 패턴을 예측하고 그에 맞게 대응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타인의 영역보다 내가 가진 감정의 모습을 이해하고 어루만지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축복이 반복되다 보면 내가 대상과 무관하게 상대를 축복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 


2. 연애가 아닌 결혼을.

연애 때는 사소한 충돌들로 감정싸움이 잦았고 어떻게 하면 내 억울함을 어필하고 사과를 받아낼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는 나날들이 많았다. 연애는 애초에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한 보상과 성취'가 가장 중요하게 작동하는 관계여서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

다만 결혼을 하고 나면 개인의 목적이 '우리가 함께 행복해지는 것'으로 바뀌게 된다. 

서로가 서로를 책임져야 하는 관계는 타이어가 큰 바퀴와 같다. 높은 방지턱이 나타나 부딪혀도 그 충격을 좀 더

쉽게 흡수하게 된다. 연애 때는 혼자 고민해야 하는 문제들을 결혼은 함께 고민하게 만든다.

그러다 보면 내가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사실을 더 크게 체감하고, 기댈만한 존재가 되도록 스스로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3. 결과가 아닌 과정을.

일을 해보니 내 의지와 다르게 회사가 망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어차피 망할 회사는 내가 무슨 몸부림을 쳐도 망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회사나 사람이나 지켜보다 보면 "대강 이런 추세로 가면 어떻게 되겠다"가 보인다.

그렇다고 아직 결판이 안 난 결과에 대해 집착해서 내 하루를 버리는 것은 참으로 미련한 방법이다. 내 시간을 쓰는 것도 버리는 것도 

내 선택이지만, 나를 만드는 건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할 수 없는 건은 내려놓고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하다 보면 결과와 무관하게 내 속도를 유지하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아무리 조급해도 지하철 안에서 뛰어다녀봐야 도착하는 종착지는 같다. 

그래서 내려놓아야 할 것은 결과이고, 몰입해야 할 것은 과정이다. 과정 자체에 의미를 부여함은 내 감정이 어떤 상황에서도 동일한 속도로 달리도록 유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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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와 비슷하다. 쉽게 예측하기도 어렵고, 간단히 통제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감정 자체를 어찌해보려 연연하기보다 감정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방향으로 몸과 마음을 이동시키는 건 어떨까.

아무리 제멋대로라 한들 감정도 결국 내 자아를 따라올 수밖에 없는 신체 구성요소의 한 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물론 당신의 감정은 소중하다. 하지만 '폭풍속에서도 평온할 수 있는 나' 보다 중요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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