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ial law(계엄법) 물어보는 외국인들
What happened to martial law?
한강 작가의 말처럼, 그들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죽어갔다. 그들을 기록하는 카메라도 없었고, 그들의 아픔을 전하는 목소리도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쓰러져 갔지만, 아무도 그들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그것이 그들을 더욱 외롭게 만들었다.
2024년 겨울, 상황이 다른 점은 모든 상황이 다 생중계돼 모든 사람이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생각된다.
- 2024. 12. 6. 스톡홀름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인터뷰 중
오늘날의 거리는 다르다. 사람들은 거리에서 커피를 나누고, 떡을 건네며 서로를 격려한다. 한 손에는 응원봉을, 다른 손에는 따뜻한 서로의 온기를 쥔 채, 평화로운 저항을 이어간다. 저마다 좋아하는 최애의 노래를 떼창하며 추위를 이겨낸다. 과거의 광주가 피로 물든 고립의 공간이었다면, 오늘날 한국의 거리는 따뜻한 연대와 열망으로 가득한 생명의 공간이다.
전 세계가 우리의 시위를 주목하고 있음을 체감한다. 스웨덴 사람들이 한국인이라고 하면 꼭 두 가지 이야기를 나눈다.
첫째는 North Korea or South Korea?.
내가 Republic of Korea!라고 답하면,
둘째는 What happened to martial law???OMG!
처음 "What happened to martial law?"라는 물음에 나는 순간 마시멜로우 이야기를 하자는 건가 싶었다. "뭔 마시멜로우?"라며 웃었던 내가 웃프다.
그 이야기를 꺼낼 때면, 그들은 나의 고향이 겪은 아픔을 조용히 듣는다. 그리고 오늘날 전 세계가 한국을 다르게 바라보고 있다고 답한다. 그렇게 '빨리 빨리' 평화롭게 계엄사태를 대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면서.
나는 낯선곳에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선명하게 느낀다.
서울의 봄 이후,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나뉘어 있었다. 광주와 경상, 좌파와 우파, 빨강과 파랑. 서로 다른 색깔은 때로는 벽이 되었고, 때로는 상처가 되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우리를 다시 하나로 묶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시위대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 서로의 이념을 묻지 않는다. 손을 맞잡은 눈에는 오직 민주주의에 대한 하나의 열망만이 비친다. 빨강과 파랑은 더 이상 대립하는 색이 아니다. 그것들은 이제 우리가 함께 그리는 무지개의 색이 되고 있다.
이런 모습은 마치 긴 겨울 끝에 찾아온 봄처럼, 얼어붙었던 마음들이 녹아내리고 따스한 바람이 서로를 감싸는 순간 같다. 서울의 봄이 그랬듯, 이번에도 우리는 새로운 계절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가 기억하는 한, 우리는 더 이상 나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