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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사이다 Jan 15. 2024

저 사람, 인사를 안 받는데 나만 계속 인사해야 해?

우리는 학교에서 왜 인사부터 배울까


안녕하세요.
Hello
Hola~


국민학교 도덕시간이었나, 국어시간이었나. 어릴 때부터 인사를 당연한 것으로 배웠다.

"철수야 안녕? 영희도 안녕^^!"      

언어를 배울 때도 인사부터 배운다.

나는 출근을 하며 직원들에게도, 우리 방에 찾아온 피의자에게도, 전화를 걸어온 경찰에게도 늘 웃으며 인사하려고 노력한다. 인사는 내가 일어나서 가장 처음 뱉는 말이자, 첫인상이기 때문이다.

인사 잘하기를 실천하면서,

"왜 인사를 하는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문득, '안녕'의 의미도 알지 못하고 인사를 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안녕의 안은 편안할 안, 영은 영혼을 의미한다고 한다.

당신의 영혼은 편안한가요?

또는, 당신 지금 정신 차리고 있나요? 란 의미로 쓰였다고 한다.



또, 우리가 많이 하는 인사 중'고맙습니다'가 있다.

고맙습니다는 높은 산을 의미하는 '고', 여성을 의미하는 '마'가 합쳐져

당신은 '고마' 같습니다. 즉, '신'과 같다는 의미로 상대에게 고갤 숙이며 감사 인사하게 됐다고 한다.

반갑습니다도, 반(신)과 같습니다에서 유래했다고 하여 '상대를 신과 같이 생각'하는 존중의 문화가 담겨있다.

사실 윗사람이나 일면식 없는 사람에게 '고맙다'라고 하면 싸가지가 없어 보일까 봐 '감사합니다'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마치 존대어처럼.

그러나 사실은 감사합니다는 한자어일 뿐 존대의 의미가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의미를 알고 나니 고맙습니다가 상대를 더 존중하는 느낌이랄까?


'나'는 '라(태양)'라는 고대어에서 왔고, 나는 태양과 같이 존귀하고 빛나는 존재란 뜻이라고 한다.

얼굴 역시 '얼(영혼)'이 왔다 갔다 하는 '굴'이라고 해서, 나이 들면 얼굴에 책임져야 한다는 이야기에 공감이 갔다.


우리말 인사의 핵심은  나를 신과 같이 보고, 따라서 상대도 신과 같은 존재로 존중하는 데 있는 것 같다.

요가를 끝내고 두 손을 모아 하는 나마스떼가 생각났다.

인사는 나의 신성을 기억하고, 상대방의 신성을 존중하는 의미였구나.

아무 생각 없이 했던 인사말들이 이렇게 의미가 있는 행위였다니...

요가 학원을 다니며 나마스떼의 어원만 알고 있었는데, 새삼 부끄러워지면서 계속 인사가 하고 싶어졌다.


'고생하셨습니다'도, 고의 어원을 보면, 불교의 '업(카르마)'에서 비롯되었는데, 쌓인 업보를 풀었다는 뜻이라고 한다.

평소 당연하게 그리고 때로는 의무적으로, 영혼 없이 상대를 향해하는 말들이 의미를 알고 나니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런 말들이 생기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사람들 사이에 붉은 실(인연)이 연결되어 있음을 우리 조상은 알고 있었고, 우리가 서로 더 잘 소통하고 존중함으로써 나도 너도 더불어 잘 살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가끔, 인사를 받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인사를 해도 꿋꿋이 인사를 받지 않는 직원이 있었는데, 나중에는 나도 인사가 하기 싫어서 못 본 척 지나치기도 했었다.

인사의 의미를 공부하고 나니, '인사를 하는 행위'만으로도 내가 낮아지고, 이로워짐을 깨닫는다.


여러분은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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