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식물에 꽤 진심이라서요
태평님은 왜 식물이 좋아요?
가끔 나의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내겐 이미 익숙해진 일상이라 별 생각이 없다가도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그러게, 나 식물이 왜 좋은 걸까?
식물이 예뻐서?
우리 집을 예쁘게 만들어줘서?
그것도 아니면…(인정하긴 싫지만)
... 나 정말 나이 들었나…?!
반려식물은 예쁘다.
하지만 예쁜 게 전부는 아니다.
식물은 보면 볼수록 반려동물과 비슷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아마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알 거다. 처음엔 그가 단순히 ‘귀여워서’ 좋았다고 해도, 함께 살아가다 보면 귀엽다는 이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애정이 싹튼다는 것을!
식물을 키워보니, 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단순히 식물이 예뻐서라는 건, 적어도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을 좋아하는 ‘유일한’ 이유가 되진 않는 것 같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생각보다 꽤 많은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내가 자칫 신경을 덜 써서, 잘 돌봐주지 않으면 이들은 온몸으로 불만을 표시하며 보채기 시작한다. (심하면 잎이 아예 타들어가기도 한다.) 반대로 조금만 신경 써서 관리해주면 그들은 잎을 하늘 높이 치켜세우며 기쁨을 표현하고, 기특하게 새 잎을 내어준다.
그들은 그렇게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나 또한 그들의 성장을 옆에서 지켜보며 반려인으로서의 나의 존재감이 생각보다 무거움을 새삼 실감하곤 한다.
반려라는 단어가 서로의 곁을 지켜주는 특별한 관계를 의미한다면, 우리는 반려 관계가 맞는 것 같다.
보면 볼수록 정이 든달까!
나는 식물이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정말 재밌다. 그리고 내게 끊임없이 의사표시를 하는 그들의 적극적인 모습이 참 기특하고 예쁘다. 결국 우리는 한 지붕 아래에서 서로의 곁을 지켜주는 관계이므로, 말없이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정말 많은 힘을 얻는다.
이것이 내가 생각한 식물을 좋아하는 이유다.
그나저나 듣고 있니 얘들아..?
나는 너희에게 꽤 진심이라구..(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