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편에서 말했듯, 퇴사할 타이밍을 노리고 노리며 견뎌낸다 치자. 결국은 퇴사를 해야 할텐데 그럼 대체 퇴사는 언제 한다는 말인가.
퇴사 타이밍은 언제란 말인가? 견디고 견디라는 건 알겠는데.. 그럼 언제? 언제 당당하게 퇴사하겠다고 말해야 할까.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그 때 행동으로 옮기면, 돌이킬 수 없다. 정말 부끄럽지만 나는 팀장님께 퇴사를 외치고 다시 무른적이 있다.
작년 10월이었다. 2년 10개월차. 딱 2개월만 더 하면 3년을 채우던 그 날이었다. 2개월은 커녕 단 한시간도 이 숨막히는 공간에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내일 여기를 다시 올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결정했다, 내 인생을 살자. 그래서 그 날 하루종일 생각을 하고, 미래를 계획하고, 곱씹고, 이 과정을 반복하고 퇴근 전 팀장님께 면담을 신청했다. 그리고 아주 속시원하게 퇴사를 외쳤다.
팀장님, 저 그만 둬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는 저 말을 뱉는 순간, 아직은 내가 이 회사를 떠날 준비가 되지 않았구나, 깨달았다.
내가 저리 느낀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한 가지의 감정은 숨이 턱턱 막히는 불안감이었다.
내가 이 회사를 나오면 스스로 오롯이 설 수 있을까. 내 선택을 후회하진 않을까. 막상 퇴사를 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그 세상이 펼쳐지지 않으면 어떡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
퇴사를 결심하고 그것을 행동에 옮기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둘 중 하나만 있어도 퇴사 가능하다. 나는 2번이다. 근거 있는 자신감이 있어야 무언가를 결심할 수 있다.
그럼 "근거"있는 자신감은 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다음 편에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할 계획이다.
이번 편에서는 타이밍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해보고자 한다.
그러니까, 퇴사 욕구가 이성을 눌러버리고 정말 죽을 것 같다고 생각한 때야말로 퇴사의 타이밍이 아닌건 알겠다. 그럼 언제? 내가 이성을 되찾았을 때?
현실적으로 내가 아침에 일어나, 그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일 때.
그것이 공부든, 사업이든, 이직이든 관계없다. 그저 "당장 해야 하는 일"을 정말 "당장" 해야만 해서 이 회사에무관심해 질 때.
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