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벤처사업가의 엉뚱한 도전
행복하지 않은 직원들. 의욕적이지 않은 직원들을 바꿀 수 있을까?
다양한 경험. 나는 항상 실패했다.
9년간의 사업과 직장생활을 하며 내린 결론은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9년간의 직장생활을 하며 단 한차례도 의욕이 없던 직원을 의욕적으로 바꾸지 못했다. 15명 회사의 대표도 해봤고 200명 규모 조직 총괄도 해보고 지금은 다시 20여 명을 이끄는 대표로서 많은 경험을 하며 나는 단 한 번도 이에 성공하지 못했다. 직원의 행복을 목표로 매주 동기부여를 하고 7시간 반 근무, 월요병 극복을 위한 월요일 단축근무, 매월 낮부터 노는 시간,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도, 미션과 사명 핵심가치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공유해도 그들의 의지와 행복도는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의욕이 넘치고 행복한 사람들은 이러한 제도로 인해 더욱 행복해하고 의욕적으로 변했으나 의욕이 없고 행복도가 낮은 이들의 삶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단기적으로 변하는 시늉을 하는 적은 있었지만 그들의 근본적인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환경의 개선은 행복한 직원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고 더 많은 열정을 끌어내게 해 주었지만 의욕적이지 않거나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에게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심지어는 조직원들을 위한 회사의 제도들에 대해 분명 '숨겨진 의도' 가 있다는 식의 루머를 퍼뜨리기도 했다.
부정적 직원들이 변하지 않는 이유
왜 이들은 매주 이들을 위한 동기부여 교육과 보상, 배려를 함에도 부정적인 시각을 바꾸지 않을까?
많은 면담을 통해 그러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직원들은 일반적인 직원들과 달리 말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의적 왜곡' 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필터로 '자신의 생각'에 끼워 맞춰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해석을 하는 것이다. 회사나 리더의 말들은 빈번히 이러한 '왜곡' 과정을 거치며 부정적으로 해석되었다. 심리학 서적에서는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왜곡이 일어나는 이유를 '고정화 현상'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과거의 어떠한 경험으로 인해 생각의 고정화가 생기고 그 생각이 강한 사람들은 외부 환경변화에도 생각이 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환경'이 바뀐다고 '부정적인 사람'이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뀌지 않았다.
단어의 의미는 각기 다르지만 이미 형성되어진 개인의 가치관을, 특히 부정적 인식의 가치관을 긍정적으로 바꾼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인 듯하다. 얼마 전 배달의 민족 대표가 자신의 SNS에 썼던 '행복하지 않은 직원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잘못된 믿음으로 인해 뼈저린 아픔을 겪었다.'는 내용도 이와 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실제 나의 경험도 비슷하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환경'이 개인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는 분명 한계점이 있었다. 안 좋은 환경으로 긍정적인 직원이 부정적으로 변하는 경우는 많았으나 환경이 좋아진다고 부정적인 직원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변화시킬수 없다면 '바르게' 채용해야 된다.
사람을 바꾼다는 것이 이토록 힘들기 때문에 채용 단계에서 그 사람의 가치관을 정밀 체크하고 맞는 사람을 뽑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사람을 뽑는 데 있어 능력과 경력보다도 중요한 것은 '인성' 비슷한 뜻으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다. 과거 나는 '실력 제일주의'라는 이름 하에 가치관과 인성을 보기보다는 역량이 높은 사람을 중심으로 사람들을 뽑았다. 그들은 단 시간 내에 높은 역량을 보이며 실적을 냈으나 슬프게도 자신의 이익과 회사의 이익이 종종 부딪히게 되는 순간, 아주 나쁜 방법을 동원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려 했다. 결과적으로 우리 회사는 그들을 채용함으로써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훨씬 많았다.
채용의 첫 번째 원칙.
지금 행복한 사람을 뽑는다.
불행한 직원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부터 사람을 채용할 때 꼭 묻는 것이 "지금 행복하신가요?"라는 질문이다. 그리고 "그렇다."라고 답변을 하는 분들에게는 심층 질문을 통해 그 진위 여부를 확인한다. 이 질문을 통해 나는 면접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파악한다. 사실 구직 활동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만만치 않은 일이다. 매일매일의 도전과 좌절, 그것은 정말 괴롭고 지치는 일이다. 하지만 가장 많은 좌절과 어려움을 맛보는 이러한 시기에도 삶의 작은 것들에 감사해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한 이들을 채용하면 그들은 회사가 베푸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고 함께 성장하며 회사의 주축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그들은 다른 이들에게도 행복을 전파했다.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 아닌 그런 이들이 회사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왔고 회사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되었다.
"불행한 직원을 행복하게 바꿀 수 있을까?" 이 질문으로 되돌아 간다. 내 대답은 "매우 어렵다."이다. 현재의 삶 속에서도 좋은 것들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환경이 바뀐다 하더라도 좋은 것을 보기는 어렵다. 긍정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다. 행복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에 행복한 회사를 만들고자 한다면 지금 스스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을 뽑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