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제국의빛과그림자 #요코다마스오
일본에 거주중인 한 한국인 유투버의 방송에서 언급되어서 알게된 책이다. 평소에 나는 유명한 기업들의 내부에 대해 쓴 책들을 굉장히 즐겨 읽는다. 구글, 애플 등 미국 기업들은 그런 책들을 흔히 접할 수 있고 그 양도 많은데, 일본 기업들은 잘 접하지 못했어서 재미있게 읽게 되었다.
저자는 유니클로의 어두운 면을 여러차례 책이나 기사로 다룬 적이 있는 기자라고 한다. 이 책은 어두운 면에만 집중하고 있지는 않고, 유니클로의 탄생부터 현재의 모습까지를 비교적 균형적인 시각에서 보여주고 있다.
지방 출신의 저가격 저품질 의류 판매기업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유니클로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히트텍, 후리스 등을 히트시켜 지금의 위치까지 오게 됐는지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었다.
읽다 보니 미국이나 서양 다국적 기업들과는 확연히 다르고 우리나라 재벌기업이랑 비슷한 점이 더 많다고 느꼈다. 기업 문화나 운영에 있어 오너회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고, 사내정치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것 같다. 여태까지 접했던 다국적기업들의 분위기는 좀 더 자유롭고, 치열하되 열려있는 느낌이었다면, 유니클로는 우리나라 기업과 비슷하게 조금은 폐쇄적이고 사람을 갈아넣는 분위기가 더 심한 것 같다.
책에서 명시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저자의 시각은 야나이 다다시 회장의 독재적인 성격 때문에 유니클로에 문제가 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회장이 비자금을 빼돌렸다거나 정치계에 로비를 해서 어떤 부정을 저질렀다거나 하는 정도의 부패는 없고, 실적주의가 심하고 독선적인 성격의 회장에 대한 얘기만 나오니 이게 그렇게까지 충격적인 내용인가 싶기는 했다. 우리나라 재벌들의 이야기보다는 훨씬 순한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하청업체의 노동조건이 열악하고 제조사들에게 재고나 비용적인 부담을 떠넘긴다는 내용도 나오는데, 물론 문제가 아닌 것은 아니지만 그건 유니클로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중국에 OEM, ODM을 맡기는 모든 기업들의 문제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어떤 대단한 부정이나 충격적인 사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책을 시작했지만, 나름대로 유니클로가 나쁘지는 않은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고, 장기적으로 세대교체가 필요하긴 하겠지만 여태까지는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은 이유가 어느 정도 있는 치열한 기업이라는 인상으로 책을 마치게 됐다.
이북으로는 따로 없고 책은 절판됐는지 구하기 어려워서 중고책으로 봤는데, 관심 있는 분들이면 한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