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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준상 Jun 25. 2020

아리랑

북리뷰 - 소설

#아리랑 #조정래


단권이 아니면 소설이든 뭐든 읽기 귀찮아하는데 2년 전에 태백산맥 10권을 다 읽고 뿌듯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아리랑과 한강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한두 달 정도 걸려서 다 읽었다.


배경은 태백산맥의 프리퀄 같은 느낌이고, 일제강점기 전체를 다루고 있다. 내용은 태백산맥과 비슷하게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들이 얽히면서 진행된다. 태백산맥처럼 인물들의 스토리 중간중간에 을사조약부터 갑오개혁, 3.1 운동,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 등 역사적 사건들이 등장하고 김구나 김원봉, 이승만처럼 실존인물들도 등장한다. 일제강점기판 포레스트검프 같은 느낌이다. 특히 위안부 부분은 최근 이슈되는 것도 있고 해서 좀 더 흥미 있게 봤다.


전반적인 포맷이나 인물 구성, 내용의 분위기들이 태백산맥과 대동소이한 부분이 많아서, 문장이나 단어들을 곱씹으면서 보기보다는 술술 읽게 되었다.    그래서 12권짜리 긴 소설이지만 제법 금방 읽은 것 같다.


역사를 이렇게 소설로 읽는 건 조정래 소설 말고는 본 적 이 없는 것 같은데, 작가가 나름의 투철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쓰기도 했고, 역사적 사건들은 사건 그 자체로 등장하고 선악구도를 심하게 나눠두진 않은 것 같아서 읽는 데 이상하다 싶거나 불편한 부분은 없었다. 역사책에서는 항상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식으로 나눠서 거시적인 것들을 위주로 다루는 데 반해 소설에서는 일반 민초들의 시점이나 친일파의 시점이나 양반이나 일본인들의 시점에서 모두 볼 수 있어서, 소설로만 느낄 수 있는 장점도 많은 것 같다.


태백산맥의 기시감이 많이 들어서 그런지 아니면 시대적 배경이 좀 더 옛날이어서 그런지 나는 아리랑보다는 태백산맥을 더 재밌게 읽었다. 그래도 근현대사 교과서에서는 짤막하게 한두 문장으로 지나가는 사건이나 사람 이름, 단체명들이 자세히 나와있고 독립운동 단체 같은 것도 어떤 이유로 인해서 어떻게 변화했는지 잘 나와있어서 몰랐던 사실도 많이 알게 되고 좋긴 했다. 고등학생들 근현대사 공부할 때 이거 읽으면서 하면 안 까먹고 잘 배울 수 있을 듯.


이제 한강도 얼른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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