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에 핀 하얀 꽃을 보더니 아이가 말한다.
"엄마~ 엄마!! 우리 화단에 이 꽃이 피었어요~"
꽃이 피었다고? 화단에?
지난 주말 내내 감정코칭 워크숍에 참여하느라 화단 볼 틈도 없이 지났더니 그 사이에 꽃이 피었나 보다.
"아~ 철쭉이 피었구나~"
"이게 철쭉이에요?"
"응~"
"아닌데? 저게 철쭉인데?
하고 아이는 진분홍색 철쭉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고는 이내 같은 모양의 꽃이 색깔만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아~ 맞구나. 철쭉"
하였다.
아이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얼른 화단으로 향했다.
화단 한가운데 무슨 나무인지 모르고 자리하고 있던 가지에 하얀 철쭉이 환하게 피어있었다.
추운 때 이사 와
앙상한 가지들만 있을 때
화단을 정리할까 생각했더랬다.
식물에 무지한 나는
어떤 나무인지
어떤 꽃이 필지도
전혀 알지 못한 채
그냥 마른 가지로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속에 각자 자기의 꽃을 품고 있었구나.
환하게 핀 철쭉을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도 각자 자기만의 꽃을 품고 있겠구나... 하는
아이가 어떤 꽃으로 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 속에 각자의 씨앗을 품고
그것을 틔울 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꽃을 잘 피울 수 있도록
가지를 치고
영양을 줄 수는 있어도
철쭉의 씨앗을 품고 있는 가지에
장미가 자라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이가 난 대로
아이가 가진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그 씨앗이 화알짝 피어날 수 있게
지켜주는 것
그것이 나의 역할이겠구나...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