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MT 여행기 04] REUSE: 슈퍼스타 재사용!
지난 이야기
좌충우돌 다회용기 장보기를 마친 EOTD팀, 본격적인 MT를 시작하는데...
드디어 만나는 우리의 고객들. 다들 평소 환경에 관심이 있고, 심지어 동아리 활동까지도 해본 적 있다는 분까지 이번 엠티에 참여하셨다. EOTD팀보다 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에 가까울 것만 같은 중압감. 하지만 역시 환경을 사랑하시는 분들이라 그런지, 숙소가 위치한 산속 풍경을 행복하게 감상하는 모습에 우리의 마음이 놓였다.
<나는 쓰레기 없이 살기로 했다>의 저자이자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 실천가인 비 존슨은 제로웨이스트의 핵심 5가지를 Refuse, Reduce, Reuse, Recycle, Rot으로 꼽았다. 그중 세 번째는 Reuse, 즉 재사용하는 것이다.
제로웨이스트에 대해 이야기하며 시작된 본격적인 MT. 각자의 일회용품 경험을 이야기하고 다회용품 꿀템을 자랑하는 시간이었다. 씻어내도 냄새가 남는 음료, 대체하기 어려운 화장솜, 원데이 콘텍트렌즈까지,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공감하며 다소 시무룩해질 무렵 각자의 제로웨이스트 머스트-해브-아이템을 꺼내들며 다시 분위기가 밝아졌다. 역시 소유는 확실한 행복인 것일까.
오늘의 MVP 다회용품은 실리콘으로 된 접이식 텀블러! 홈쇼핑 호스트 뺨치는 현란한 언변과 손놀림으로 텀블러의 변신을 보여준 H님 덕분에 우리 모두 그 자리에서 공동구매를 할 뻔했지만, 제로웨이스트 MT의 취지와 맞지 않으니 참아보았다.
또다른 MVP는 화장솜을 대체한 궁극의 제로웨이스트 뷰티툴 ‘손’을 자랑해주신 E님. 무한재사용 가능하며 휴대가 매우 용이한 (휴대하지 않기가 더 어려운...?) 손이라니, 필자의 다회용 면화장솜도 어디서 꿀리지 않는데 이번만큼은 명함을 내밀 수 없었다.
제로웨이스트 토크를 마치고 드디어 MT의 꽃, MT의 궁극적 목적, 신나게 밥(+술)을 먹는 시간이 돌아왔다. 제로웨이스트와 관계없이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하는 식사는 행복하구나. 일회용 그릇과 물티슈가 없으니 그릇 부딪히는 정겨운 소리가 식탁을 채웠다.
세월을 거슬러 젊은 마음으로 놀아보고자 주루마블도 꺼내왔다. 빨아 쓸 수 있는 방수천이라 벌써 4번째 MT를 맞이하고 있는 말판에, 소주 뚜껑과 맥주 뚜껑으로 만들어낸 말이라니. 이보다 더 제로웨이스트의 의미에 가까운 게임이 있을까?
배부르고 즐거운 시간을 마무리하고, 설거지를 하면서 쓰레기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다. 결국 마지막 단계에 누군가 치우기는 해야 할 텐데, 설거지도, 빨래도 필요 없는 일회용품들은 누가 해결하게 되는 걸까?
쓰레기통 뚜껑과 함께 그대로 덮어버리는 쓰레기 문제. 하지만 눈에 안 보인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니라는 것, 회피한다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더러운 쓰레기통을 다시 열어 쓰는 건 어렵지만, 쓰레기통으로 가기 전에 다시 쓰는 건 어렵지 않다. 다시 쓸 수 있는 물건을 사는 것도 생각보단 어렵지 않다. 즉, 다시 쓰는 당신의 이야기는 충분히 가능하다.
다음 이야기
1박2일을 마치고 모두가 함께하는 청소시간, 제로웨이스트 MT에서 나온 쓰레기는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