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나서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감정이 생겼다.
억.울.함.
결혼을 하기 전엔 크게 억울한 일이 없었다.
수능에서 답안지를 밀려 마킹했을 때도 이렇게 억울하진 않았다.
최선을 다한 고3이 아니어서 수긍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1월에 바로 재수학원을 등록했었다.
취업때 최종 면접에서 떨어져도 억울하지 않았다.
면접을 보면서 내가 그들보다 준비가 미흡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시댁과의 일은, 사뭇 달랐다.
늘... 억울했다.
나는 최선을 다하는데, 시댁에게 나는 항상 부족했다.
예의바르고 엄격하게 자란 내가,
시댁에서는 예의없는 것처럼 지적을 받았다.
애교가 넘치도록 많은 내가,
시댁에서는 살갑지 않은 며느리처럼 되었다.
투정 한번 부려본 적 없는 내가,
시댁에서는 힘든 걸 말 안하는, 선을 긋는 딱딱한 아이처럼 되었다.
재잘재잘 참새같은 내가,
시댁에서는 경직된 사람처럼 되었다.
언제나 시댁에게 나는 부족하다.
언제나 시댁에게 모든 건 내 탓이다.
먼저 선을 그은 건 시댁인데
언제나 그 선을 넘지 않은 내 탓을 한다.
남처럼 대한 건 시댁인데
언제나 살가운 가족이 되지 않은 내 탓을 한다.
아.
어제도 억울했는데
오늘도 억울하다.
내일도 억울하겠지.
출근하는 신랑 신발 깔창을 숨겨놔야겠다.
흥!
+헤어지려고 쓰는 글이 아닙니다. 날선 평가와 지적은 잠시 내려놓으셔도 괜찮습니다. 비방을 위한 공유는 사양하겠습니다. 아무런 평가 없이 그저 자유로워질 수 있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