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남자 & 여자

이별 그리고 작별

무릇 사람이 이별할제 가짐이 없고 얻음을 잃어

그 앞이 결코 밝지 않아 길이 없고 걸음이 더디다.

작별을 고한이는 마음이 무겁고 이별을 당한이는

황망하여 그 마음이 역시나 가볍지 않다.

달콤했던 극의 종을 경하고

함께한 생의 또다른 주연이

이제 타인이 되어가는 것을 목도하고

이에 다른 극을 살아야 하는데

희극이 비극이 되는 순간은

사실 그리 극적이지 아니하고

매우 덤덤하고 무겁지 않은 가벼움으로

다가오기에 되려 담담하지 않다.

한편으로 한켠에 묶어 두었던 것을

풀어보지 않음을 다행이라 위안하고

한 묶음이 갈래갈래 나뉨이

이제는 그저 여유있게 바라보긴 힘이 들어

한켠에 묶어진 마음을 한번 더 여미어 본다.

이제와 돌이키기엔

그 매듭은 야물지고 단단하기에

천정의 얼룩이 보이는 나이에 헤어짐은

결코 아름답지도 그렇다고 추억거리도

되지 않음이 아프다.

익숙하고 이미 경험했던 수순이 그려지는

내일의 덤덤한 아침과 감정이 그려짐은

그리 달갑지 않은 익숙한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