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모리 오이라세계류 호텔에서 피카츄를 만나다
내 동생이 어렸을 때 포켓몬스터라는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있었다. 주인공이 여러 가지 능력을 가진 포켓몬스터를 수집하는 모험을 떠나는 내용인데, 얼마 전에는 이러한 포켓몬스터의 콘텐츠를 활용한 포켓몬고라는 증강현실 게임이 출시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포켓몬 고의 정식 출시 국가가 아니라 서비스가 되지 않았는데 우연히 속초에서 게임이 실행된다는 소식에 수많은 사람이 게임을 위해 속초를 찾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내가 아오모리 여행을 떠날 때쯤엔 포켓몬 고의 열풍이 한풀 꺾인 때였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일본에 가면 포켓몬고 게임을 통해 포켓몬을 잡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일본에서 포켓몬을 잡아오겠노라며, 주변 지인들에게 큰 소리를 땅땅 쳤던 터라 핸드폰에 게임을 다운 받으려고 몇 번이나 시도를 했지만 와이파이가 빠르지 않은 탓인지 실패한 후론 반쯤 포기를 하고 있었다.
모닝커피 프로그램을 마치고, 아침 온천을 다녀오던 우리 모녀는 객실이 있는 서관의 숲이 보이는 라운지에서 차를 마시기로 했다. 라운지에서 투숙객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사과차를 마시며, 엄마와 이야기를 하는 중에 갑자기 엄마가 내가 앉아있는 의자 옆에 무언가가 있다며 손짓을 한다. 의자와 창문 사이 틈에 누군가 떨어뜨리고 간 듯한 노란 인형이 뒤집혀 놓여 있다.
인형을 집어 올리니 포켓몬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캐릭터, 피카츄다.
"엄마 내가 진짜 포켓몬을 잡았어!"
포켓몬고 게임에서 포켓몬을 잡지는 못했지만, 예상치 않은 장소에서 피카츄 인형을 만났다.
신기하고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몇 장 찍고, 인형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때마침 라운지 바에 물과 차를 확인하러 오신 직원분에게 피카츄 인형을 분실물로 전해드리면서 나와 피카츄의 짧은 인연은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