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있다는 걸 아는 순간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인데도 차가 막혀 도무지 앞으로 나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전에 비가 왔던 터라 우산에 우비에 서점에 들러서 산 책, 주말에 먹기 위해 산 빵, 가방의 무게가 더해서 팔이 저리고 오랫동안 서있는 다리가 저려온다.
문득,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언젠가 버스는 날 집 앞 정류장에 내려줄 것이고
나는 짐을 들고 낑낑대더라도 집에 도착하여 짐을 내려놓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집에 도착해 내 손의 짐을 내려놓고 나면 이렇게 힘들던 퇴근길은 기억도 안 날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무거운 짐도 막히는 길도 아무것도 아닌 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