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바닷길 동백꽃
눈서리가 하얀 나비처럼 내려앉을 때
폭풍의 언덕 섶섬에서 '히스클리프'를 외쳤다.
이리저리 찬바람에 밀려 내려앉아
무심한 눈자락을 두른 하찮은 신비
가여운 것들에게 뜨거움을 주는 통찰
답답한 생활과 불안한 미래가 가슴을 누를 때
언 바람 불어오는 겨울 언덕으로 걸어가 보라
무서운 물가도 버릴 수 없는 비경제적 열정
마음이 가난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사랑
국립도서관 책 한 권 빌려 펼친 페이지에는
눈 덮인 자작나무 여백에 동백꽃잎 글씨들이
야생의 그림으로 펼쳐 있다.
가야지 가야지 어서 보러 가야지
세상이 하 수상 할수록 보고 싶은
눈 맞은 제주 섶섬 언덕에 핀
나의 동백 아가씨
(*photo from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