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마의 Mar 30. 2017

행당동 만두전빵 이야기 (2)

함께 해 나가야 하는 식당, 그리고 독하게 모은 종자돈

   사장은 외롭고 고독한 존재다. 한 달에 많아야 휴일은 4번 정도, 그나마 자기 사업이니 휴일이 없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명절을 제외한 일년 내내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서 내내 식당에 붙박이로 있어야 하는 존재다. 당연히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한계가 올 수 밖에 없다. 


  “혼자라는 것에 한계를 느끼니 함께 라는 것에 눈이 떠지더군요. 저 역시 늦었지만 든든한 동반자가 필요할 때 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길로 바로 식당 문을 닫고 평생의 반려자를 찾으러 떠났습니다.”


  식당을 준비하면서도 3년이라는 시간동안 철저하게 준비한 그 답게 인연을 찾아 떠나는 길 역시 운영하던 식당 문을 10개월이나 닫아 가면서 찾을 정도로 과감한 결단 또한 따랐다. 그런 큰 결정 덕인지 지금의 아내를 만날 수 있었고 혼자가 아닌 둘이 되어 다시 식당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10개월이나 되는 시간의 대가는 적지 않았다. 오랜 기간 식당을 비웠던 탓에 그간 지불하지 못한 월세로 보증금은 점점 깎여나가다 달랑 220만원이 전부였다. 식당은 다시 일어설 힘이 필요했다. 


  다행스럽게도 때마침 식당의 성수기로 불리는 여름이 돌아왔다. 냉면 양념장 비법 또한 여전히 존재했다. 이 두 가지면 충분히 활로가 보이리라 생각했다. 유오근 대표가 아끼는 또 하나의 아이템 냉면으로 돌파구를 삼았다. 



  “랭면집”이라는 단순한 이름의 가게는 신혼의 축복과 함께 일 매출 100~200만원을 달성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아마 혼자 했더라면 못 했을 꺼에요. 신혼이지만 책임감 강하고 생활력 있는 아내가 옆에서 든든하게 함께 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요즘 식당들이 인건비를 아낀다고 사람을 자꾸 줄여가는데 식당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닌 함께 해 나가는 곳입니다. 특히 사람 뿐만 아니라 재료, 공간이 투입되는 만큼 성과가 나오는 사업이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 들어가지 않으면 매출은 한계를 보이고 오를 수가 없습니다.”




  “랭면집”은 말 그대로 호황이었다. 현실적으로 장사가 되니 유오근 대표는 아내와 함께 “1억 모아 서울 가자!”는 것을 목표로 삼기 시작했다. 언제나 마음 한켠에 가지고 있던 서울행의 꿈이었다.



  “신혼에는 당연히 많이 어렵습니다.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 종자돈을 모아야 무언가라도 할 수 있는데 주변을 돌아보면 지출이 크거나 아이를 가지게 되면 아이 위주의 삶을 살게 되더군요. 당장은 브랜드 제품이라든가 고가의 물건을 사게 되면 좋을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 때뿐입니다. 특히 아이에게 고가의 물건을 사줘도 금방 크고 금방 싫증을 느낍니다. 지출 또한 커지게 되어 종자돈을 모으기 힘들어 지구요. 그렇게 되면 무언가를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출을 막고 종자돈을 모으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진정으로 아이를 위해서도 지금 보다는 장래에 경제력 튼튼한 부모가 되어야 하구요.”


  이런 확고한 목표의식과 허리띠를 졸라매는 가계경영 덕분에 결국 1억원을 모아서 서울 입성에 성공한다. 랭면집의 성공적인 매출도 한 몫 했지만 유오근 대표의 확고한 목표의식이야말로 종자돈 모으기에 1등 공신 이었다. 이렇게 1억원을 모아서 서울로 옮기기 까지 걸렸던 시간은 단 3년 반이었다.



행당동 만두전빵 이야기 (3) 에서 계속

작가의 이전글 행당동 만두전빵 이야기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