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운영의 묘, 그리고 경쟁우위
브랜드들 사이에 새로운 마케팅 도구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게 점차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모두가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고 있고, CRM 마케팅을 하고 있고, 컨텐츠 마케팅을 하고 있고,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하고 있고, PR을 하고 있고 멤버쉽 마케팅을 하고 있고, 프로모션을 하고 있습니다.
개별 매체들의 역량 차이는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결국 개별 매체 운영 역량 차이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이에 따라 브랜드의 마케팅 성공 방식은 다양한 매체들을 얼마나 균형감 있게, 소비자들의 핵심 시즌에, 빠르고 연쇄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이것을 얼마나 꾸준하게 노하우를 누적해가면서 진화해 갈 수 있는가가 마케팅 경쟁우위로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매체의 등장으로 신규 매체 운영 역량이 핵심인 시대에서 다시 전체적인 운영의 묘가 핵심인 시대로 가는 것 같아요.
다양한 마케팅 매체들을 공동의 목표로 하는 타이밍에, 동시다발적으로 집행하며, 일관된 메세지와 브랜드 디자인으로 운영하는 조직적 역량은 쉽게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공동 마케팅 목표와 메세지에 맞도록 매체 담당 매니저들의 방향성을 조율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시간, 매체들간의 타이밍을 조율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매체들을 세팅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그리고 마케팅 캠페인이 통합된 목소리로 한 번에 실행되는 게 끝나는 게 아닌, phase별로 나누어 제파식으로 집행되는 캠페인을 만들려면 상호 조율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실행을 어렵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 복잡성으로 인해 많은 경우 결국 실행되는 마케팅 안은 단순하고, 예측 가능하고, 그동안 해왔던 것들의 반복이 되는 경우가 많고, 매체들이 서로 중구난방식의, 각 매체들 간의 경쟁사와 각개전투를 벌이게 되는 캠페인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많은 마케팅팀들이 클라우제비츠가 전쟁론에서 경고하는 실행상의 전쟁의 마찰 (Friction of war)로 인해 개별 매체들이 각개전투를 벌이고 결과적으로 예산이 많은 브랜드가 승리하는 예산 소모전으로 귀결될 공산이 큽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리더는 반드시 모든 매체담당자가 목표로 하는 명확한 마케팅 캠페인 메시지를 제시해야 합니다. 마케팅 캠페인 메시지는 또한 반드시 매출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강화하는 두 가지 목적으로 달성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모든 팀원들이 이 메시지를 중심으로 소재, 캡션, 메시지, 인플루언서, 프로모션, CRM이 일관되게 실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코칭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동일한 캠페인 산하에서 각 팀원들이 각자 전문성이 있는 매체별로 자신만의 전술 방향성을 구축할 수 있도록 충분히 권한 위임을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해당 캠페인 진행되는 도중에 ROAS를 중심으로 지표들의 건전성과 타깃 매출을 향해 올라가는 속도를 세부적으로 분석하며, 필요에 따라 캠페인 방향성을 조율해야 합니다 -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캠페인은 중간에 방향을 크게 돌릴 수 없습니다. 전술적으로 방향성의 미세 조율만 가능할 뿐입니다.
이렇게 캠페인의 한 사이클을 돌리면 팀 내에서 한 개의 캠페인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노하우가 쌓이게 됩니다. 그리고 개별 매체의 전술적인 방향성이 매체 담당자가 직접 기획한 것이라면 더욱 좋습니다. 팀원이 자기의 힘으로 만든 계획은 실행상의 마찰에 아주 유연하게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리더는 캠페인이 지날수록 더욱 강하게 권한 위임을 합니다. 이 단계까지 몇 번의 마케팅 사이클을 성공적으로 돌렸다면 팀 내에서 위로 아래로 가로로 탄탄하게 상호 신뢰가 누적됩니다.
여기까지 이루어냈다면 한 개의 마케팅 캠페인을 준비하는 속도, 실행하는 속도는 경쟁사보다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집니다. 경쟁사에서 한 개의 캠페인을 돌릴 때, 큰 캠페인 산하에서 필요에 따라 통합적인 미니 캠페인을 여러 개를 돌릴 역량까지 생기게 됩니다.
큰 틀내에서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가 직접 만들어나가며,
자발적으로 진화해 나가는 마케팅팀은
계속 강력해집니다.
그리고 이는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경쟁우위로 이어지고요.